부산 동서를 연결하는 해안순환도로의 마지막 퍼즐인 사하구 장림지하차도가 오는 12월 임시 개통한다. 그러나 을숙도대교 방면 진·출입로에 극심한 교통난이 예견돼 ‘반쪽 개통’이 우려되고 있다. 부산시는 사업 시작단계에서 교통난 발생 가능성을 인지했으나, 국비를 따내기 위해 교통난 해소 방안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림지하차도 구간(검정색)과 신평장림산업단지사거리(빨간색 원) 위치 지도. 사하구 제공

사하구는 장림지하차도(을숙도대교~장림고개) 개통에 앞서 교통량이 많은 신평·장림산업단지사거리 구간에 입체화 도로를 추가 건설해 줄 것을 부산시에 요청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지하차도는 해안순환도로의 마지막 공사 구간이다. 2.3㎞ 구간에 약 2500억 원(국비 950억 원·시비 1550억 원)이 투입됐다. 해안순환도로는 광안대교에서 거가대교까지 총길이 52㎞로 부산의 동서를 30분 내로 주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구는 장림지하차도가 신평장림산업단지사거리 앞에서 끊겨 병목 현상으로 일대에 극심한 차량정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평·장림공단(605개 업체, 종사자 1만 4000여 명) 이용 차량과 지하차도 통과 차량이 사거리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을숙도대교 방면 진·출입 구간과 사거리까지 거리는 500여 ｍ에 불가하다.

해안순환도로의 역할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퍼즐인 장림지하차도 진·출입로 교통난을 해소하지 못하면 당초 목표였던 동서간 30분대 이동이 어려워진다. 구 관계자는 “지역 입장에서는 차량정체가 불 보듯 뻔하다. 해안순환도로를 이용한 많은 차량이 을숙도대교를 타기 위해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올 텐데 기존 차량도 많은 데다 신호까지 걸리면 교통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지하차도는 지난 2016년 착공해 2020년 12월에 준공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장물 이설 등의 이유로 2년 이상 사업 기간이 연장돼 오는 12월 지하차도를 임시 개통할 예정이다. 상부 도로는 내년 4월에 준공된다.

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초 신평장림산업단지사거리까지 지하차도를 낼 계획이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로 길이를 단축해 경제성(B/C)을 높였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사거리 구간 입체도로 공사 시 약 48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장림지하차도 공사 지연으로 지역주민이 공사에 대한 피로감이 큰 상태라 바로 공사를 진행하긴 어렵다”면서 “임시 개통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신호체계 조정과 입체화 도로 건설 등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