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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께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2-07-27 20:13:4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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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은 14만 경찰 가운데 정점입니다. 경찰 조직을 이끄는 자리이고, 경찰을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1991년 7월 김원환 초대 경찰청장을 포함해 22명 만이 역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만큼 명예로운 자립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습니까. 그토록 열망하던 경찰 수장 자리, 영예롭습니까.

그간 내정자께선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입장을 극도로 꺼리셨습니다. 임기 2년이 보장된 경찰청장이 되기 직전 벌어진 일이니 인간적으로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정부는 경찰청 신설을 위해 내정자님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내정자님의 청문회 일정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미 경찰국 신설 문제가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공포·시행된 이틀 후가 청문회입니다. 야당의 공격과 언론의 집중포화는 오롯이 내정자 혼자 감당해야 합니다. 또 그것을 본 경찰은 내정자님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경찰 권력에 대한 통제는 대다수 경찰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경찰국 신설은 방향과 방식에서 틀렸습니다. 경찰국을 만들어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사권을 통해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민주적이지도, 독립적이지도, 그렇다고 중립적이지도 않습니다. 과거 내무부 시절의 오답으로 돌아가려는 시도입니다.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중립성을 확보하면 됩니다. 그러나 경찰위원회는 7명의 위원 중 상임위원은 1명뿐입니다. 위원장을 비롯한 나머지 위원은 비상임입니다.

또 7명 위원 모두 행안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비중립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여기에 보완책을 마련하면 경찰 권력의 민주적이고 중립적인 통제가 가능할 것입니다. 자치경찰로 국가경찰의 권한을 분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그러나 정부는 다른 방법을 살펴보지 않고 경찰국 신설만 밀어붙입니다. 14만 명이 속한 경찰 조직의 고위 간부 인사권에 대한 문제를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도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입니다. 내부에서 다른 의견이 나와도 수용이나 설득은커녕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진행합니다. 그래서 반발이 나옵니다.

이렇게 경찰청장이 된들 상처투성이 조직과 직원을 이끌 수 있겠습니까. 대다수 조직원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할 때 침묵했고, 반대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전국 경찰서장회의 주도자를 인사 조처한 꼬리표는 임기 내내 붙어 다닐 겁니다. 정권이 아닌 경찰의 대표가 되십시오. 역대 22명의 경찰청장도 남기지 못했던 유일한 이름을 역사에 새기길 바랍니다.

박호걸 메가시티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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