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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하이퍼튜브와 어반루프는 다르다?

지난해 박형준 시장 “하이퍼튜브 도심형이 어반루프”

부산시는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가 어반루프” 주장

야권 “실현가능성 없는 빈 공약으로 우롱…사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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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튜브란 아진공(공기저항이 없는 0.001~0.0001기압) 상태의 튜브 안에서 자기력으로 차량을 부상시켜 최고 시속 1200㎞로 주행하는 초고속 교통시스템이다.

부산시가 국토교통부의 ‘하이퍼튜브 실증사업 테스트베드’ 공모에 미참여(국제신문 지난 21일자 1면 보도)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표 공약인 어반루프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어반루프가 하이퍼튜브 기반의 교통수단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2일 “어반루프는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거점을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친환경 차세대 미래교통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자기부상열차나 수소전동차 같은 교통수단도 어반루프 개념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반면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 시장은 국제신문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독한 청문회’(2021년 1월 13일 방송)에 출연해 어반루프는 하이퍼튜브에 기반한 교통수단이라는 뉘앙스로 말했다. 아래는 당시 박 시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치러진 4.7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어반루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어반루프 설명 화면에 진공튜브형 열차 모습이 보인다. 국제신문DB
지난 2018년 미국에서 공개된 하이퍼루프 열차 모습. AFP·연합뉴스


-사회자 : 1호 공약으로 부산형 15분 도시 이야기 했다. 시속 300㎞로 달리는 어반루프가 핵심 개념인데, 설명해달라.

▶박 시장 : 문재인 정부에서도 4차산업혁명의 4대 혁신기술 중 하나가 하이퍼루프(하이퍼튜브)다. 이미 여기에 수십조의 예산이 예정돼 있고 지금 투입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등등에서 많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LA와 라스베거스에서 시험구간을 만들어서, 금년에 LA 같은 경우에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도해서 거의 완공이 된다. 하이퍼루프는 한 마디로 진공튜브열차다. 열차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진공으로 아주 초음속으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거다. 그리고 이것은 시속 1200㎞까지 (운행이) 가능하고.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이미 자신들의 기술로 1100㎞까지 가능하다고 실험결과가 나와 있다. 이걸 도시형으로 속도를 좀 줄이면서도 이용할 수 있는 게 어반루프다.



박 시장은 ‘진공’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하이퍼튜브는 진공 상태로 달리는 교통수단이다. 결국 어반루프는 하이퍼튜브 기술을 도심에 적용한 교통수단이라고 한 셈이다. 반면 부산시는 “(정부의)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부지 유치 공모는 하이퍼튜브 기술개발과 성능 검증을 위한 순수한 연구개발용 사업부지를 제공받기 위해 공모한 것”으로 “부산시장이 공약한 어반루프 사업 추진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또 “철도기술연구원과 함께 2030부산엑스포 전에 상용화가 가능한 어반루프(차세대 부산형급행철도) 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반루프가 박 시장이 말한 “진공튜브” 형태가 아니라 “급행철도”라는 것이다.

반면 박 시장이 ‘독한청문회’에서 말한 테슬라의 하이퍼루프는 철도와 차이가 난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2013년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제시한 하이퍼루프는 ‘진공 터널’ 속의 자기장으로 추진력을 얻어 최고 시속 500마일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시속 1200㎞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 개념은 하이퍼튜브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고속철도는 시속 300㎞대에서 운행한다. 일각에서는“박 시장이 지하철이나 급행철도를 보고 어반루프라고 했다면 ‘속도를 좀 줄이면서’가 아니라 ‘좀 늘려야 한다’고 말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보링컴퍼니가 추진 중인 하이퍼루프 모습. 보링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박시장은 ‘독한 청문회’에서 어반루프 사업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회자 : 어반루프의 총사업비는 어떻게 되나.

▶박 시장: 어반루프가 좋은 점은 지하철, 고속철보다 훨씬 공사비가 적게 든다. 왜냐하면 이거는 대심도나 지상의 튜브를 사용한다. 우리는 대심도(지하터널)가 좋다. 터널을 뚫을 때 직경 16m 정도 뚫어야 한다. 그러면 돈이 엄청 든다. 어반루프는 (폭이) 한 4m 정도만 있으면 된다. 공사비가 훨씬 적게 든다. 또 환기구가 필요없다. 뭔가를 올릴 필요가 없다. 공사비가 추정치로는 고속철의 30% 내지 40%밖에 안 든다. 에너지가 별로 안 드니까 탄소중립형 신기술이기도 하고. 운송비가 별로 안 든다. 기름을 많이 때어서 가는 게 아니니까. 시민들도 값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신세대 기술로 보는 것이다.』



박 시장은 당시 어반루프가 지하철이나 고속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에너지가 별로 안 들어 탄소중립형 교통수단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시장은 당선 이후인 지난해 7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어반루프에 대해 “하이퍼루프의 변형된 도시형”이라며 “지금 교통 수단 가운데 가장 핫한 영역은 하이퍼루프다… 국가 공모사업으로 하이퍼튜브 테스트베드 사업이 떴다. 우리도 참여를 할 건데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 오히려 하이퍼루프의 장점은 친환경”이라며 하이퍼튜브와 어반루프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8월 부산시는 가덕에서 다대포를 잇는 해저터널 형태로 정부의 ‘하이퍼튜브 실증사업 테스트베드’ 공모에 응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테스트베드 입지 조건에 ‘터널’을 반영해 줄 것을 국토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부산시가 터널 형태의 하이퍼튜브 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6월 실증사업 공모가 시작되자 부산시는 사업을 재검토했다. 그 결과 지하공간에 시험선을 구축할 경우시험선 건설비만 최고 8900여억 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돼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부산시는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가덕~해운대 급행철도에서 어반루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토부가 추진 중인 하이퍼튜브 실증사업 테스트베드 시설 개념도. 부산시 제공
현재 부산시는 박 시장의 핵심 공약인 15분 도시 조성을 위해 도심형 초고속 교통수단을 도입하고자 가덕~북항~해운대를 잇는 급행철도(대심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까지 ‘도심형 초고속 교통인프라 도입 사전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용역에서는 ▷도입 차량 기종 ▷노선 ▷철도 운행 시스템 등을 검토한다.구체적으로 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 중인 신형 전동차, 수소열차, 자기부상열차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신문 취재결과 이번 용역에서 하이퍼튜브 도입은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도 부산시는 하이퍼튜브와 어반루프는 별개며, 박 시장의 공약인 어반루프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어반루프는 도심형 초고속 교통수단을 일컫는 말이지, 하이퍼튜브 형태를 꼭 도입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것. 또 부산시의회에서 용역비 예산 통과 당시 ‘다양한 철도 차량 시스템을 검토해 최적 대안을 찾으라’는 조건을 내걸어 이에 충실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시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은 “하이퍼튜브의 개념은 진공상태에서 자기부상으로 가는걸 말하는데, 어반루프는 진공상태에서 가는건 아니고 최단거리를 고속으로 갈 수 있는 걸 말한다”며 “튜브는 안 들어가고 지하 대심도”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서울~부산 간 시속 1000㎞로 갈수 있는 기술이 하이퍼튜브 사업이다. 다른 시·도가 조건에 적합하지 않거나 포기해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 부산시가 ‘억지로’ 해야 한다”며 “신기술을 이용해서 도심에 적용할 때 어반루프를 하겠다는 게 공약이었다. 수도권 GTX보다 더 진보된 철도차량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우리의 생각이고, 오는 12월 용역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철도기술연구원과 부산시가 선행 연구된 결과를 토대로 R&D(연구개발)를 수행할 것이다. 어반루프는 이렇게 추진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 정치권은 부산시가 하이퍼튜브 실증사업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자 맹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21일 성명을 내고 ‘어반루프가 빈 공약이 됐다’고 지적했으며, 정의당 부산시당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형준 시장의 어반루프 공약이 시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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