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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학교는 이제 안녕…교육공간 톡톡 튀는 변신

시교육청 2019년부터 혁신사업…내년 대상학교 내달 공모 예고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2-07-04 19:35:4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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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교사 설계 참여해 탈바꿈
- 책걸상 없애고 계단식 형태 등
- 미래교육 걸맞는 창의공간으로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그의 저서 ‘어디에서 살 것인가’(을유문화사)에서 ‘학교의 건축을 교도소의 그것과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런 학교 건축이 바뀌고 있다. 공간과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양계장에서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유 작가의 지적처럼 학교 안 공간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창의력과 융복합 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변신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019년부터 학교공간혁신사업을 통해 학교를 다채로운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동구 범일초는 미끄럼틀과 다락방을 활용해 딱딱한 영어교실을 ‘통통 뛰어 놀며 소통할 수 있는 영어놀이터’로 탈바꿈시켰다. 오른쪽 사진은 일반적인 음악실과 미술실, 복도를 합쳐 복합문화예술 특화공간으로 조성한 동래구 혜화여고 아트존. 부산시교육청 제공
■구성원 의견 반영… 참여·만족도 ↑

부산시교육청은 2019년부터 학교공간혁신사업을 통해 학교를 다채로운 삶의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전년도에 사업대상 학교를 공모한 뒤 학교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설계과정을 거쳐 사용자 필요에 맞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이런 작업을 거치며 학생 중심의 협동학습이나 창의적 융·복합 교육 등 미래 교육에 필요한 다양하고 유연한 공간을 만든다. 또 학생과 교사 등 사용자가 직접 설계에 참여해 민주적 의사결정 및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2019년에는 사업비 64억 원을 들여 부산지역 유·초·중·고·특수 41개교가, 2020년에는 사업비 116억 원을 투입해 78개교가 공간을 재구조화했다. 지난해에는 70개교가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올해는 대폭 늘어난 107개교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간혁신사업 촉진자 위원장인 박광철 동의대 디자인공학부 교수는 백서에서 “유물처럼 내려오는 오래된 교육 건물과 시설을 아프게 바라보며 학생의 의견을 모아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었다”며 “특히 소중한 가치를 함께 노력해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학생들의 설렘이 담긴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더 감동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교육청 그린스마트미래학교추진단 기획팀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이 사업에 대한 효과와 반응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신청학교가 늘고 있다”며 “내년 사업 대상과 예산 규모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 달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래교육 수요 담아 변모

지난해에는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균형 잡힌 학습공간 모델에 주안점을 두고 ▷학교자율공간(21개교) ▷독서환경개선(23개교) ▷초등영어놀이터(4개교) ▷예술교육 공간혁신(6개교) ▷첨단미래교실(6개교) ▷고교학점제형 공간혁신(7개교) ▷교무실 개선(3개교) 등 7개 영역으로 나눠 실시됐다. 지난해 선정돼 최근 사업이 완료된 70개교 중 분야별로 눈에 띄는 학교 공간을 소개한다.

학교자율공간 분야에서는 북구 화명고가 교사 1~5층 코너 복도를 휴게 및 그룹활동 공간으로 변신시켜 눈길을 끌었다. 꽤 넓은 면적이지만 활용도가 없이 죽어있던 이 공간(총 540㎡·6개실)은 스터디카페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규모 그룹 공간과 자가주도 학습공간, 온돌식 힐링공간 등으로 바뀌었다. 화명고 1학년 이시현 학생은 “원래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공간이었는데 아이들이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과제도 할 수 있는 자유롭고 소중한 공간으로 바뀌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독서환경개선분야에서는 동래구 용인고가 지루하고 단편적인 공간이었던 4층 도서실(667㎡)을 다양한 이동식 가구 배치와 입체적인 연출로 최근 공공도서관 못지 않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시공간과 함께 책을 효과적으로 전시할 수 있게 구성해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논술 및 면접을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조성해 학습능률을 높이도록 한 것이 이목을 끌었다.

동구 범일초는 딱딱한 영어교실을 ‘통통 뛰어 놀며 소통할 수 있는 영어놀이터’로 바꾸었다. 구성원들은 영어교육의 내실화와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즐거운 영어교육을 목표로 책상과 걸상을 없애고 의자를 계단식으로 다채롭게 꾸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춤추거나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도록 좌식공간을 만들고 미끄럼틀과 동굴, 중층 다락방 등 열린 공간으로 구성했다.

예술교육공간혁신 분야에서는 동래구 혜화여고가 일반적인 음악실과 미술실, 복도(총 235㎡)를 합쳐 복합문화예술 특화공간(아트존)으로 조성했다. 혜화여고는 예술특화교육 모델학교로 지정돼 예술 심화교육과정을 비롯해 다양한 교과와 예술교과 간의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원래 있는 음악실과 미술실 등이 낡아 효과적인 수업 진행과 관련 동아리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 구성원들은 교육과정의 특성을 고려해 개폐가 가능한 가변형 공간과 복도에는 학생의 작품 전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내 작업했다.

수영구 동수영중학교는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로 사용이 어려웠던 본관 2층 공간(178㎡)을 누구에게나, 어떤 활동이든 자유로운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벌였다. 다양한 율동 활동은 물론, 모듬활동 공연 영상제작 휴식 및 소통공간 등 다목적 공간으로 만들고자 계단식 개방공간에다가 벽에는 크로마키 월, 오디오 및 영상제작 설비 등을 설치해 창의적 활동공간이 됐다.

강서구 강서고는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학생의 다양한 활동과 공강시간 활용 공간 수요에 맞춰 3~5층 홈베이스(사물함 공간)를 자가학습실 및 컴퓨터실, 공간 쉼터로 조성했다. 공간별로 주제와 스토리를 학생 공모로 진행하고 카페형 자기학습실과 1인 크리에이터 스튜디오공간도 설치했다. 이수한 강서고 교장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교사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수렴하고 조정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좋은 결과물(공간혁신)도 얻었다”며 “이런 과정을 경험한 학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활동에 참여하고 교사들도 보람을 느끼는 효과를 얻어 학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교공간혁신사업 진행 절차

학교공간혁신위원회 구성→킥오프 회의(신청공간 현장확인 및 디자인 방향 설정)→학생 워크샵  및 교직원 회의→사례분석 및 디자인 방향 설정→기본설계→계획의 발전(중간설계)→실시설계→디자인회의→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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