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완공 예정인 부산 롯데타워. 롯데백화점 홍보팀 제공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영업중단 위기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롯데그룹이 롯데타워 건축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부산시가 광복점 임시사용 승인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지난 1일 하루 문을 닫았는데요.

당황한 롯데그룹이 2일 부산시와 롯데타워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광복점도 정상 영업에 들어갔습니다. 일자리를 잃을 뻔했던 3300여 명의 노동자와 주변 상인들도 한숨을 돌렸습니다. 국제신문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이틀을 짚어봤습니다.

지난 2일 부산시청 영상회의실에서 부산 롯데타워 건립추진 업무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김태훈 PD

2일 오전 10시 부산시와 롯데지주는 롯데타워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식에 앞서 부산시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을 오는 9월 30일까지 연장했습니다. 그동안 1~2년 단위로 연장하다가 이번에는 4개월만 연장한 겁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그동안 여러 가지 진통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렇게 잘 해결이 돼서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을 하고 다시 한 번 오늘 협약식이 새로운 부산의 랜드마크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롯데지주 송용덕 부회장]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부산시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라며, 부산시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찾은 방문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김태훈 PD

지난 1일 ‘영업 중단’을 공지했던 광복점은 폐점 위기를 넘기자 다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직원] “하루 전날(지난 5월 31일)에 갑자기 ‘다른 지점으로 출근을 해라’ 이렇게 말씀하셔 가지고 조금 당황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고요. 아무래도 지점을 계속 옮겨 다니거나 하면 막막한 부분이 있고….”

[광복지하도상가상인회 정명섭 회장] “부산시도 원망스럽고 롯데도 원망스럽습니다. 롯데가 빨리 (타워동을) 짓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게끔 부산시도 강력하게 압박을 하면서 빨리 이게 정상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옛 부산시청사. 국제신문 DB

광복점을 둘러싼 논란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롯데그룹은 부산시로부터 옛 부산시청사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107층(높이 464ｍ) 규모의 롯데타워와 쇼핑·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합니다.

이어 2009년 롯데타워를 제외한 3개 건물을 완공해 광복점 영업을 시작합니다. 부산시는 정식 준공승인 대신 롯데타워동이 완공될 때까지 ‘1년 단위’로 임시사용 승인을 내줍니다. 롯데그룹은 올해까지 13년째 임시사용 승인을 연장해 광복점 영업을 하면서도 롯데타워동 건축에는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부산시장이 바뀔 때마다 “빨리 지으라”고 채근해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국 부산시는 올해 1월 ‘임시사용 연장을 불허할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런데도 롯데그룹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자 임시사용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입니다.

지난 1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입구에 영업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태훈pd

시민사회에서는 “롯데그룹이 자초한 일”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 “롯데가 시민과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롯데 측의 최고 책임자가 강력한 어떤 의지나 메시지를 보여줘야만 부산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적절한 행동들이 뒤따라야 될 거라고 보여집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국제신문 DB

이날 협약식에서 롯데지주는 롯데타워 준공시기를 2026년에서 2025년으로 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쇼핑 정준호 대표이사] “최우선 과제로 조속히 부산롯데타워 개발을 완료하고 부산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를 대표하는 시설로 개발할 것을 약속드리며….”

영업중단 위기를 간신히 넘긴 롯데백화점 광복점. 이번에는 롯데타워가 정상적으로 지어질 수 있을까요. 국제신문이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