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구속영장 기각 6일 만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석방된 남욱 변호사도 검찰에 재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20일 김 씨를 다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김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 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취재진 질문에 “잘 소명하겠다”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박영수 전 특검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업체에 100억 원을 전달한 경위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것”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김 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민간 사업자에게 거액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하고, 공사 측에 1000억대 손해를 입혔다고 보고 있다.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 지급을 약정하고 실제 5억 원을 실제 뇌물로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은 애초 이 5억 원이 ‘수표 4억 원과 현금 1억 원’으로 구성됐다고 봤다가, 영장 청구 과정에서 ‘현금 5억 원’으로 바꿔 영장 기각 빌미를 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은 두 세 차례 김 씨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새벽 체포 시한 만료로 석방된 남욱 변호사도 곧장 재소환했다. 그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담긴 ‘그분’에 대해 “처음부터 ‘그분’은 이재명 지사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재차 밝혔다. 검찰은 남 변호사의 체포시한 내에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그를 풀어준 만큼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가 이번 의혹의 책임을 김 씨와 유 전 본부장에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 조사 과정에서 이들 사이 대질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