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수년간 철새 도래지인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를 점령했던 연꽃 제거사업을 벌였지만 아직 본래 식물 종 다양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생태계 복원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철새전망대 앞에서 바라본 수생식무로 덮인 저수지(용산). 가운데 섬을 중심으로 제거작업을 거쳐 거의 사라진 연꽃 군락지가 보이고, 그 외 대부분을 마름이 차지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5일 지역 환경단체와 창원시에 따르면 주남저수지는 겨울이면 2만여 마리가 찾는 철새 도래지로, 여름철이면 수많은 수초가 자라는 식물 종 다양성의 보고다. 주남저수지는 용산과 동판, 산남 등 3개의 연결된 저수지를 통칭하는 말인데 흔히 가장 큰 용산저수지를 주남저수지로 부른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용산저수지에는 연이 세력을 넓히면서 상당수 식물 종이 자취를 감췄다.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종 다양성을 회복하기 위해 시는 3년 전부터 연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배 앞머리에 톱을 단 특수선을 활용해 매년 4~9월 제거작업을 벌여왔다. 연뿌리가 깊어 꾸준히 베어내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뿌리 제거작업을 벌인 지 3년째인 5일 용산저수지를 찾아 확인해 보니 연이 가득해 수면이 보이지 않던 철새전망대 앞에서는 대부분의 연이 자취를 감췄다. 그 대신 수면의 80% 이상을 마름이 차지하고 있었다.

　마름 가시연 줄 노랑어리연꽃 물여뀌 어리연꽃 등 다양한 종이 조화를 이뤘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대신 연꽃이 차지하던 자리가 마름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와 관련, 창원시 관계자는 “수년간 연꽃 제거에 총력전을 펼쳐왔다. 앞으로 서서히 가시연꽃 등 다양한 종이 복원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견해를 달리한다. 이상명 전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은 “주남저수지는 식물 종 다양성을 훌륭하게 갖춘 곳”이라며 “원래 모습을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연꽃 제거뿐만 아니라 수위를 조절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연구관은 “수위에 따라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생한다”며 “주남저수지를 대표하는 가시연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위를 50㎝에서 1ｍ 사이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수심 50㎝ 이하면 부들류가 우세하게 자라고 1~3ｍ면 그 외 키 큰 식물이 자생하는 환경이 된다.

　그는 저수지 수위를 3단계로 나누는 이런 방식은 식물에 맞게 저수지 바닥을 준설해 수위를 조절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7년 주남저수지 수생 관속식물 분포와 현존량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저수지 식물은 55종류가 있고, 이 가운데 마름이 36%, 가시연이 17% 순이었다”며 “저수지 수위를 조절하면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