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협동조합이 이색 장비를 이용해 전통시장 이용 노인을 자택까지 태워주는 서비스를 시작해 눈길을 끈다. 노령 인구가 많은 지역 사정을 고려해 추진되는 이번 사업이 노인 편의를 돕는 한편 지역 공동체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하구 지역 협동조합 ‘모든이에 협동조합’이 특수 제작한 전기마차 ‘실버스’. 모든이에 협동조합 제공

23일 사하구에 따르면 지역 협동조합인 ‘모든이에 협동조합’은 다음 달 1일부터 신평골목시장을 이용하는 신평1동 노인 등을 대상으로 안심귀가 서비스를 진행한다. 오토바이와 세발자전거를 결합한 형태의 전기마차 ‘실버스’가 시장에 상주하면서 장보기를 끝낸 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안전하게 태워준다. 노인을 뜻하는 ‘실버’와 버스의 합성어인 실버스는 지난 5월 협동조합이 사하구 주민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은 500만 원으로 마련했다. 전기를 충전해 달리는 실버스는 좌석 아래 짐도 실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협동조합은 신평골목시장에서 ‘모든이에 도넛’ 가게를 운영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한다. 실버스는 신평1동 65세 이상 인구가 3618명(동 인구 대비 21%)으로 많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했다. 운행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다만 ‘전기차’여서 비가 오거나 기상이 나쁘면 운행은 중단된다.

이외에도 조합은 시장 상인들과 협의해 시장을 이용하다가 휴식이 필요한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벤치 조성을 추진한다. 협동조합 정인돈 사무국장은 “동네 어르신들 중 전통시장을 즐겨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짐을 들고 귀가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며 “실버스를 통해 동네 어르신들이 편하게 시장에 나와 장을 보고, 이 과정에서 이웃과 담소도 나누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