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고발 철회로 수사 마무리
- 녹취록 외 직접 증거 확보 못해

지난해 4월 15일 부산 중구청장 재선거 당시 금품을 받고 표를 모아주는 ‘선거 브로커 조직’이 암약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구(국제신문 지난 1월 7일 자 6면 등 보도)한 진정인이 돌연 고발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건을 고발한 신창요양병원 A 원무실장은 최근 취하서를 제출했다. A 실장은 지난해 3~4월 중구의 한 예체능단체 임원 B 씨에게 자신이 직접 6차례에 걸쳐 현금 5억 원을 전달했다며 지난 1월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A 실장은 B 씨가 브로커 조직의 일원이라고 지목했었다.

고발 당시 A 실장은 B 씨가 중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신창요양병원 C 원장에게 8000표를 모아주겠다며 5억~10억 원을 대가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원장이 실제로 선거에서 얻은 득표는 2931표에 그쳤다. 이 때문에 A 실장은 C 원장 당선을 위해 B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불분명하다며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 A 실장은 돈을 썼는데도 선거 결과가 목표치와 달랐던 탓에 C 원장과 갈등을 겪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자체가 철회되면서 수사는 곧 종결될 전망이다. 경찰은 A 실장이 B 씨와 현금 전달과 관련해 나눈 대화 녹취록을 확보했지만, 실제로 현금이 오간 직접적인 증거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송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은 매표 행위 의혹이 비교적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있었던 만큼 내년 대통령·지방선거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