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졸업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부산지역 25개 고교에서 이미 졸업식이 진행됐다. 학교 내 석면 철거공사로 ‘조용한’ 졸업식이 조기에 진행되면서 왁자지껄하던 전통적인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2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142개 고교 중 25개교의 졸업식이 이미 완료됐다. 다음 달 10일 78개교, 9일 17개교 등 대다수 고교가 내달 졸업식을 계획 중이다.

일부 고교의 조기 졸업식은 석면 천장재 교체 등 학교 내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018년 기자회견에서 2022년까지 부산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발암물질이 포함된 석면 텍스를 철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부산 630여 곳 초중고교 중 지난해 연말까지 380개교의 공사가 완료됐고, 올 연말까지 478개교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여름방학 때 공사를 벌이지 못해 겨울방학에 석면 공사 등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석면 교체에 50~60일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동아고와 동래여고 등은 겨울방학 때 집중공사를 하기 위해 여름방학을 7일 정도로 축소하는 등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동아고 서광수 교감은 “예년 같으면 강당이나 운동장에 전교생과 학부모, 교사가 한데 모인다. 지역국회의원과 동창회장 등도 참석해 축제 분위기가 난다. 올해는 공사 탓에 학교 출입이 어려워 집에서 화상으로 ‘비대면 졸업식’을 할 수밖에 없어 학생과 교사 모두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동래여고 도영진 교감도 “지난해에 이어 ‘방송실 졸업식’이 이뤄졌다. 고3이 학교에 왔지만 한 곳에 모이지 않고 각자 교실에서 방송으로 교장선생님 훈화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