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에서 불법으로 아파트 공급 현수막 등을 붙였다가 경찰에 신고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사업자(국제신문 지난 1월 13일 자 10면 보도)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에 따르면 범일동에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 중인 A시행사는 지난 4월 444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겠다고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구는 ‘필요한 서류가 미비하다’고 판단해 이를 반려했다. 한 달 뒤 A사는 스스로 심의를 취하했다. 그 이후 별도로 보충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등의 조처는 없었다.

해당 업체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아무런 사업 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를 분양·임대하는 듯한 광고물을 뿌려 동구청으로부터 경찰에 신고를 당했다.

A사는 이후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업 홍보를 지속했다. 지난 7, 8월 인터넷·언론지면 등에 분양 또는 모델아파트 방문 방법을 안내하는 광고를 수차례 게시했다.

‘영업’은 이 사업의 시공예정사인 B사가 담당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분양은 임시 중단됐지만, 곧 건축심의를 통과할 것이다. 매물이 많지 않으니 심의가 끝나면 곧바로 계약해야 한다. 45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자로 해당 아파트 청약 계좌번호, 공급가 등의 자료와 함께 ‘건축심의 접수완료’라는 글귀가 쓰인 광고 사진을 첨부해 보내기도 했다.

A사는 ‘이미 자금을 출자한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요구하는 일부 지주를 제외하고라도 아파트를 올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설계사무소 측에 재설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처럼 아무런 행정상 인허가 없이 먼저 홍보한 데다 일부 피해자는 이미 계약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5월부터 담당 자치단체의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고 조합원을 모집하는 것은 불법이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