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는 열악한 주거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고,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아동 우선(Child first)’이라는 주거정책 원칙을 확립했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환경의 건강 및 안전 위해 요소로부터 아동 보호’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미국 환경보호청, 주택도시개발부 등을 포함한 연방기관이 아동에게 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최우선으로 식별하고 평가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이 됐다. 또 미국은 1999년부터 아동과 아동 가족을 대상으로 한 ‘건강한 집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주택바우처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주택은 13개 항목별로 평가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도록 지원했다.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좋은 집’을 정책 목표로 삼고 주거빈곤에 주목했다. 특히 아동이 있는 가구는 자녀 수에 따라 필요한 주거 면적을 확대 허용했다. 이에 따르면 1자녀 가구는 80㎡, 2자녀 100㎡, 3자녀 120㎡, 4자녀 140㎡, 5자녀 160㎡다.
영국은 주택법에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주거 위기 가구에 지방정부가 거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임신부와 함께 학업 중에 있는 19세 미만 아동이 포함된 가정은 우선 지원대상이다. 2006년부터는 ‘주거위생 및 안전평가 체계(Housing Health and Safety Rating System·HHSRS)’가 적정주거기준의 필수 항목으로 적용됐는데, 여기에는 습기와 곰팡이 번식, 납 오염, 실내 위생(해충과 쓰레기 포함), 전기 관련 위험 등 아동에게 위험한 7개 요소가 담겼다. 이 기준에 미달하면 벌금 부과나 강제퇴거 명령이 가능해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