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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330억 투입 노인병원 4곳 총체적 관리 부실 논란

시 위탁 노인전문병원 실태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20-09-08 22:00:5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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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병원 수익금'대여금’ 명목 인출
- 재단 측 "빌려 쓴 것" 정당 주장
- 경찰, 횡령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
- 3병원도 수사… 2병원 시정조처

- 시, 2005~2014년 4개소 개원
- 건축·장비 구입에 국·시비 투입
- 매년 지도·감독하고도 못알아채

국·시비 수백억 원이 투입된 부산시 노인전문병원 4곳이 모두 운영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부산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제4병원이 수사 선상에 오른 데 이어 제1병원도 전 이사장과 경리총괄 직원이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매년 지도점검을 하면서도 문제를 알아채지 못한 부산시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과 함께 상시적인 감시·감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부산노인전문 제4병원. 지난해 8월까지 4병원을 위탁 운영했던 민간 의료재단이 병원 자금을 ‘횡령’했는지 여부를 두고 부산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국제신문 DB
■1, 3병원도 수사·감사

부산경찰청은 지난 5월 북구 만덕동 부산노인전문 1병원을 위탁 운영하는 C의료재단 전 이사장 D 씨와 경리업무 총괄직원 E 씨를 부산지검 서부지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두 사람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다. C재단은 1병원이 개원한 2005년부터 위탁 운영했다. D, E 씨는 2009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54회에 걸쳐 1병원 수익금 105억5000만 원을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C재단 계좌로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송금한 돈은 C재단이 운영하는 다른 병원과 D 씨가 운영하는 개인병원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다. 시와 재단의 계약 규정에는 병원 수익금을 운영 및 시설에만 투자할 수 있고,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또 경찰은 D 씨가 다른 병원에서 근무함에도 1병원 행정부 사원으로 거짓 등재해 1년간 급여 4020만 원을 받고, E 씨가 9회에 걸쳐 1병원 예수금 8700만 원을 임의로 인출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봤다. C재단은 횡령 혐의를 받는 105억5000만 원과 그 이자를 상환했지만 경찰은 정황상 D, E 씨가 불법영득(횡령죄)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C재단 관계자는 “105억5000만 원은 1병원의 이익을 위해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빌려 쓴 것”이라며 “전 이사장은 실제로 1병원 행정원장 역할을 하고 정당한 급여를 받았으며, E 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횡령한 금액을 모두 변제했다”고 말했다.

2012년 개원한 해운대구 우동 제3병원을 수탁한 의료재단도 지난해 시가 감사를 진행한 이후 부산경찰청에 수사를 의뢰, 경찰이 수사 중이다. 2007년 개원해 부산의료원이 위탁 운영하는 제2병원도 지난해 시 감사 결과 퇴직금용 수익금 일부를 원금 보장이 어려운 사모증권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 시정조처했다.

■4병원 불기소 땐 소송에 시 불리

시는 지난해 제4병원을 시작으로 1, 3병원의 위법사항을 밝혀 법의 판단을 받게 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4병원이 불기소 처분돼 난감한 입장이다. 4병원을 위탁 운영했던 A의료재단은 지난해 7월 시를 상대로 위탁계약갱신거절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맡은 부산지검 서부지청이 A재단의 이사장 B 씨의 횡령·배임 혐의를 불기소 처분해 소송은 일단 시에 불리해졌다. 재단이 승소하더라도 바로 계약이 갱신되는 건 아니다. 시가 갱신 전 평가 과정에서 계약 위반을 들어 갱신을 안 할 가능성이 크다. A재단 쪽에서 갱신 대신 수탁자 선정 조건으로 기부채납한 토지 등을 돌려 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 수탁 전 A재단은 시에 당시 감정가 16억 원 상당의 토지 약 1만6000㎡를 기부채납했다. 당시 자연보호구역에 속했던 해당 토지는 공공병원 건립을 이유로 지목이 변경돼 현재 공시지가가 5배가량(80억 원) 올랐다. 시의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 금액을 A재단에 물어줘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4병원 불기소는 1, 3병원 수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시가 A재단을 불기소 처분한 검찰 결정에 항고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시가 항고의 주체가 될 수 있을지는 고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시가 애초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를 한 탓에 원칙대로라면 고발인만 할 수 있는 항고의 주체가 아니다. 시는 “고발장 형식의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실질이 고발이라 항고 주체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시적인 감시·감독 시급

노인전문병원은 시 조례에 따라 2005~2014년 4개소가 개원했다. 그동안 투입된 국·시비는 330억 원이 넘는다. 건축비만 1병원 55억 원, 2병원 70억 원, 3병원 72억 원이 들어갔다. 4병원은 BTL(임대형 민간투자사업)로 건축해 20년간 매년 임대료 8억여 원을 지급한다. 이외에 1~3병원 장비구입비와 시설보강비 등으로 그동안 48억 원이 지원됐다. 4병원에는 매년 3억~5억 원의 운영비가 투입되고, 그동안 장비구입비와 리모델링비로 18억 원이 지원됐다. 위탁받은 의료재단이 병원 부지를 기부채납하고 건축비 일부를 부담했으나, 혈세가 없었다면 200개 병상 규모의 병원을 재단 혼자 건립해 운영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혈세가 투입된 만큼 민간병원보다 더욱 엄정하게 운영돼야 했지만, 법의 판단과는 별개로 시의 감사에서 지적된 내용만 봐도 작은 결함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매년 시가 노인전문병원을 지도·점검하면서 ‘단기대여금’이란 명목으로 수억 원의 돈이 빠져나가는 걸 정말 몰랐겠느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시 관계자는 “시 공공의료지원단이 올해 연구과제로 노인전문병원 관리 운영 개선안 마련하고 있다”며 “노인전문병원 운영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부산시 노인전문 1~4병원 현황   ※자료 : 부산시 제공 

병원

개원 날짜

위치

병상 수

종사자

위탁기관

1병원

2005년 2월

북구 만덕동

194개

95명

민간 의료재단

2병원

2007년 10월

연제구 부산의료원

188개

126명

부산의료원

3병원

2012년 10월

해운대구 우동

252개

116명

민간 의료재단

4병원

2014년 7월

사하구 하단동

199개

106명

부산의료원(작년 9월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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