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교육청 “수용 불가” 반발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초등학교 과밀학급 해소와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지5초 신설안이 두 차례 반려 끝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위)를 통과했다. 하지만 ‘교육청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라’는 조건이 붙어 부산시교육청이 ‘수용불가’ 의견을 나타내며 반발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중투위가 지난 26일 2020년 2차 중앙투자심사를 열고 명지5초 신설안을 심사한 뒤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라’며 조건부 추진 통보를 해왔다고 31일 밝혔다. 중투위는 조건부 승인을 하면서 수요를 재산정한 후 교육청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고, 명지지구 내 학생 충원율, 학급당 학생 수 등 학생 배치계획을 재검토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시교육청은 선례가 없는 조건부 추진을 수용할 수 없어 중투위에 명지5초 신설안을 재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교육부가 초등학교 설립 재원을 부담해왔고, 세수 감소 영향으로 교육청 내년도 예산이 357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중투위 의견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명지지역 학생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2016년부터 명지5초 신설을 추진했지만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반려됐다. 명지국제신도시 내 초등학교는 4곳인데, 지난 4월 기준 명지초, 명원초의 경우 1학급당 학생 수가 27명 이상이었다. 시교육청은 학급당 학생 수를 26명 기준으로 배치하며, 시내 평균은 23.4명 수준이다. 특히 명원초는 이달 입주를 시작한 더샵명지퍼스트월드(2936세대)에 거주하는 학생이 입학할 예정이어서 학급당 학생 수가 급증할 전망이다. 1학기에는 25학급으로 운영했는데, 2학기에는 40학급으로 운영된다. 내년에는 임시교사를 설치해 52학급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투위가 명지5초 신설안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2023년 개교는 어려워졌다. 중투위 정기심사는 올해 12월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인데, 이때 신설안이 통과돼도 개교는 2024년으로 밀린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