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法, 원심 부분 파기… 징역 3년
정신질환이 있는 아들을 필리핀에 4년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부부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아버지의 선고형량을 늘렸다.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김홍준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혐의로 기소된 A(48)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 판결을 부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1심과 마찬가지로 A 씨에게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배우자 B(49) 씨의 항소는 기각했다.
2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지난 2014년 6월 정신질환이 있는 둘째 아들 C(당시 10세) 군을 필리핀으로 데려가 선교사에게 인계한 후 2018년 12월 발각될 때까지 4년 1개월 동안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하고 이메일 계정을 폐쇄하는 등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 이들은 앞서 C 군이 병세를 보이기 시작한 2010년부터 반복적으로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나 종교시설에 유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이에 대해 “A 씨가 필리핀 선교사에게 C 군을 맡기며 ‘사망·질병 등 어떤 일이 생겨도 일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썼다”며 “피해 아동이 필리핀 고아원에서 발견됐고 현재 건강상태를 종합하면 방임, 유기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반복적인 방임으로 C 군은 유년시절에 치료와 교육을 통해 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잃었지만 A 씨와 B 씨는 피해아동의 고통을 헤아리지 않고 자신들의 행위가 치료와 교육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C 군이 가정으로 돌아가더라도 제대로 된 양육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고, C 군 역시 현재 지내는 보호시설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부모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범행 대부분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한 A 씨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되고, B 씨에게 선고한 형은 적절한 형량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