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문단 소집은 중단 의견 많았고
- 중앙지검 독립수사는 거부 가닥
- 권한쟁위심판청구 가능성 관측도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둘러싼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충돌이 점입가경이다. 3일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 결과가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되는 6일께 윤 총장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휘권을 행사한 내용은 크게 두 갈래다. 이 사건과 관련한 외부 전문수사자문단의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 등의 지휘감독을 받지 말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라는 것이다. 이 중 전문수사자문단 구성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3일 검사장회의에서도 ‘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추 장관의 지휘는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문단 구성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던 만큼 추 장관의 지휘에 따라 무산되면 갈등을 봉합할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독립수사 보장 건은 사정이 다르다. 독립수사 지시는 사실상 윤 총장의 수사·지휘 권한을 제한한 것이어서 윤 총장으로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검사장회의에서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도록 조치하라는 장관의 지휘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박탈이 이번에 수용되면 장관이 검찰 수사에 개입한 선례가 돼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수사 당시 상부의 외압이 부당하다고 보고 맞섰던 윤 총장의 과거 행보를 보더라도 ‘이의제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거부하고 수사 재지휘를 요청할 경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사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3일 검사장 회의에서 대다수 검사장이 윤 총장의 사퇴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퇴 논란이 커지면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그러나 추 장관이 자문단 구성 중단 등 자신의 지휘에 대한 일부 수용을 계기로 재지휘 요청을 받아들일 수도 있어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지휘 수용과 거부 중 어느 쪽도 택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권한의 범위에 대해 심판하는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통해 판단을 외부에 맡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계기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서면 발동은 합법적이고 투명한 검찰 견제라는 취지에서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을 받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1년 출간된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하다’에서는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책에서 “(2005년 김종빈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전에도 검찰총장에 대한 장관의 수사는 늘 있었다”면서 문제는 “밀실에서 비공개로 주물럭거리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