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원·영훈국제중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재지정 취소 처분을 받아 내년부터 일반중학교로 전환하는 수순을 밟는 가운데, 전국 5개 국제중학교 중 유일한 공립인 부산국제중은 운영성과 평과 결과 기준 점수 이상을 확보해 재지정됐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부산국제중 역시 교육 불평등을 심화하는 ‘특권학교’라며 일반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국제중 운영성과 평가 결과 기준점수인 70점을 넘어 특성화 중학교 지정·운영위원회가 재지정 결론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 국제중이 학비가 비싸고, 입시 위주 교육을 한다는 지적을 받는 것과 달리 부산국제중은 공립중학교여서 학비가 없고 교육과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돼 대부분 평가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12일까지 학교 측에 재지정 통보를 하기로 했다. 부산국제중은 모든 학생이 지원할 수 있도록 자율지원 입학전형을 채택해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2020학년도에 신입생 60명 중 12명이 사회통합전형, 18명이 귀국자 전형으로 입학했다. 나머지 30명은 일반전형이었다. 재지정 유효기간은 5년으로 다음 심사는 2025년에 이뤄진다.

부산국제중 재지정과 관련해 전교조 부산지부는 “특권학교 폐지라는 시대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면에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일반전형은 신입생을 추첨으로 선발하지만 지원하려면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하고, 한 학교당 학교장 추천자 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입학 희망자는 초등 저학년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게 전교조 부산지부의 설명이다. 전교조는 또 지난해 이 학교 졸업자 48명 중 60.4%(29명)가 과학고(4명), 외고·국제고(20명), 자사고(5명)에 진학한 점을 들며 국제중이 ‘상급 특권학교 진학 사다리’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하루 속히 부산국제중을 일반중으로 전환할 것을 시교육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