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터 임금 체불로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는 부산 사상구 A쇼핑몰 사측(국제신문 지난 3월 18일 자 10면 등 보도)이 경영난을 이유로 정리해고 방침을 통보하면서 노사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다. 노조는 사측의 이러한 방침은 무효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부산 사상구 A쇼핑몰 노동조합이 26일 쇼핑몰 앞에서 사측의 임금 체불과 정리해고 통보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사측은 지난 7일 정리해고를 실시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측이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정리해고에 나서려면 사업주는 해고 회피 노력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노조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 등을 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쇼핑몰 측에 현재 경영상태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측은 상가운영률이 하락한 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부했다.

이후 노동조합은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 의지를 밝혔으나 사측은 지난 21일 노조와의 협의가 끝났다고 일방 통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절차를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 더욱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지난달 신규 직원을 3명 더 채용했다”며 “표면상으로는 경영난에 따른 정리해고지만, 결국 말을 안 듣는 직원을 해고하려는 게 본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을 대리하는 노무사는 “정리해고는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영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는 건 사업주 권리”라고 반박했다.

현재 부산고용노동청 북부지청은 해당 사업장의 노사 갈등을 중재하고 있다. 북부지청 관계자는 “올해 2·3월분 임금 체납 사건을 조사한 뒤 쇼핑몰 대표이사를 기소해달라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면서도 “동시에 노사 갈등을 해결하고자 중재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