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을 숨기기 위해 해열제를 다량 복용하고 입국한 미국 유학생을 검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인천공항검역소는 부산 110번 확진자(18세, 남, 동래구)를 검역법 위반 혐의로 인천국제공항경찰단에 고발했다.

부산시 역학조사에 따르면 해당 유학생은 지난달 23일 입국 전부터 기침, 가래, 근육통 등 증상을 보였다.

이 환자는 25일 검역 당시 이를 알리지 않고 해열제를 다량 복용해 검역망을 통과했다.

그는 입국 다음날인 26일 동래구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미국에서 입국한 이 남성은 당시 특별입국절차 대상으로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고 여기에 근거한 검역조사와 진단검사를 수행할 의무가 있었다”며 “입국 당시 제출한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없음’이라고 고의로 허위기재를 한 것으로 판단해 인천공항 검역소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해열제를 복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증상을 숨기고 검역을 통과하는 사례는 같이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 또 이후 이동과정에서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감염의 위험을 전파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역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임을 유념해달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해 경찰이 수사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87건, 96명에 이른다. 이 중 경찰은 9건(10명)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역법 위반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