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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일상에 무력감·불안…‘심리적 방역’ 급하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자나깨나 감염될까 걱정

  • 국제신문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0-03-04 2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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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 못하니 우울·예민해져
- 국민 60% “일상 절반 정지”

- 서울·대구 심리지원단 운영
- ‘7가지 마음 백신’ 내놓기도
- “부산시도 관련대책 수립을”

부산에 사는 직장인 A(남·50) 씨는 최근 악몽을 꿨다. 많은 사람이 모인 종교시설에서 자신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을 알곤 깜짝 놀라 일어서려고 하니, 같이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가 아수라장이 되는 꿈이었다. A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종교시설에서 많이 나온 것을 보고 너무 걱정해서 그런 꿈을 꾼 것 같다”며 “직장동료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는 신천지 신도로부터 포섭당하는 꿈을 꿨다고 했다. 다들 불안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4일 경북 경산시 국군대구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진료 지원 업무를 맡게된 신임 간호장교가 카메라를 향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구병원은 필수 의료 인력 190명을 확보해 5일부터 확진자를 진료한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사회적 재난’을 겪으면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는다. 거리두기를 비롯한 ‘사회적 방역’을 넘어 보건당국과 지자체가 개인의 안정을 찾아주는 ‘심리적 방역’에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부 B(여·65) 씨는 요즘 마스크가 부족할까 봐 매일 걱정이다. 여러 방면으로 구해놓은 마스크가 10개가량 있긴 하지만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서다. B 씨는 “외출하는 날이 크게 줄긴 했지만 언제까지 마스크가 필요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매일 감염될까 걱정하고, 집에 갇혀있다시피 하니 작은 일에도 화를 내게 되고 예민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8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9.8%가 ‘코로나19로 일상이 절반 이상 정지됐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은 19.8%로, 지난 1월 31일~2월 4일 실시한 1차 설문조사(12.7%) 때보다 크게 늘었다. 분노 등 감정을 표출하는 사례도 많았다. ‘내 감정에 상처를 주고 상당한 정도의 울분을 느끼게 한다’는 항목에 60.5%가 ‘그렇다’고 답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공포감을 호소하는 일이 늘자 서울시는 대응책으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지원단에는 응급의학과와 내과 교수, 정신건강전문요원, 예술치료사 등이 참여한다. 지원단은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를 제시하고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팩트체크’, 마음의 편지인 ‘치유레터’ 등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대구 역시 코로나19 관련해 통합심리지원단을 확대 운영한다. 그러나 부산은 아직 시민의 불안감을 다독여줄 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가짜뉴스 팩트체크 자료를 배포하고, SNS에 가짜뉴스 관련 댓글이 달리면 확인해 답변해주는 정도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영진 교수는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불안을 양산한다”며 “막연하고 과도한 불안감은 오히려 유증상자를 숨게 만들 위험이 있는 만큼 심리적인 안정을 찾도록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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