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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시간씩 일해도…10명 중 6명 월 150만 원도 못 벌어

설문조사로 본 부산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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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평균 67.9시간 일 ‘살인적’
- ‘100시간 넘는다’ 응답도 3.5%
- 국민연금 10명 중 3명 못 내고
- 고용보험 9.5·산재 7.0% 가입

- 16년 만에 자영업자 30% 감소
- 미래 전망 ‘어둡다’ 87% 달해
- 서비스·음식점만 늘어 경쟁 치열
- 강서구·기장군 증가세 두드러져

부산연구원의 ‘부산 자영업의 현황과 특성 분석’ 보고서에 드러난 지역 자영업자의 삶은 팍팍했다. 한 주 평균 70시간씩 일하지만 경기가 나쁠 땐 한 달 수입이 15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공적 부조의 일종인 국민연금 산재보험의 가입률은 낮아 사회안전망 밖에 방치된 이도 많았다. 인구는 주는데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음식업 사업자는 늘어 영업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오후 부산진구의 한 개인 미용실에서 주인이 손님 머리를 다듬고 있다. 부산지역 자영업자의 38%는 종업원 없이 주인 혼자 꾸려가는 1인 자영업자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30대 노동시간, 60대보다 짧다

30여 년 전부터 부산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여·70) 씨는 5명이던 직원을 최근 1명으로 줄였다. 통상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영업 준비를 시작해 오후 8시30분에 문을 닫는다. 하루 12시간가량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엔 경기 침체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점심 손님이 20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수입도 반 토막이 났다. A 씨는 “체감 경기가 역대 최악이다”며 “앞으로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연구원이 18일 내놓은 이 보고서에는 A 씨가 처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역 자영업자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67.9시간이었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것과 비교하면 ‘살인적인’ 노동 시간이다. 100시간이 넘는다고 응답한 사람도 3.5%(7명)나 됐다. 연령별로는 온도 차가 났다. 30대 미만 젊은 자영업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62.4시간이었지만 60대는 71.6시간이었다. 부산연구원 황영순 연구위원은 “나이 많은 자영업자는 종일 가게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층은 일과 생활의 균형, 즉 ‘워라밸’을 더 중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월 소득 분포를 보면 가장 적었던 해인 지난해의 경우 응답자의 57.5%가 150만 원이 안 됐다. 수입이 없어 순손실을 입은 경우도 3.5%였다. 월 소득이 가장 많은 해(2013년)에 50.5%가 300만 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것과 대비된다.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보험 가입률은 낮았고, 10명 중 3명은 국민연금을 내지 못했다. 설문조사 결과 국민연금 미납 비중은 27%에 달했는데, 소득 부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미래를 위한 대비책인 고용보험은 가입률이 9.5%에 그쳤으며, 산재보험 가입률은 더 낮은 7.0%에 머물렀다.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도 암울했다.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9%가 ‘매우 어둡다, 58%가 ‘조금 어둡다’고 응답했으나 ‘밝다’(조금 밝다+매우 밝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강서·기장 개인사업자 많이 증가

부산지역 자영업자의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보고서를 보면 2000년 52만5000명이었던 자영업자 수는 2004년 48만 명으로, 처음 40만 명대로 떨어졌으며, 2016년엔 36만7000명으로 30만 명대에 진입했다. 16년 만에 30%가 감소한 것이다. 종사자 구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났는데, 특히 무급 가족 종사자가 있을 땐 감소 폭이 64.7%에 달했다. 즉, 온 가족이 매달려 장사를 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경기 불황으로 가게 운영만으로는 생계를 잇기 어려워 일부 구성원은 따로 취직해 임금근로자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업종별 개인사업자 수 추이를 보면 영세 자영업 비율이 높은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음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꾸준히 늘었다. 2007년 세 업종의 사업자는 17만3572명이었으나 2017년엔 21만2437명으로 22.3% 늘어났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자영업체 수는 늘어 업체당 인구수는 갈수록 준다. 실제로 2007년은 사업자당 인구가 20.3명이었지만 2017년은 16.1명으로 감소했다. 황 연구위원은 “경기 상황과는 별도로 그만큼 영업 환경이 나빠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산 내에서도 지역별로 개인사업자 수가 늘고 주는 데 차이가 발생했다. 인구가 몰리는 곳은 급격하게 늘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증가율이 주춤했다. 2013년과 2017년 개인사업자 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강서구가 이 기간 1만7364개에서 2만6828개로 54.5%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장군 역시 이 기간 1만2018개에서 1만8496개로 53.9% 증가했다. 도심에서는 해운대구가 21%, 수영구가 20.6% 늘어 눈에 띄었다. 자영업자 수로만 보면 서면이 위치한 부산진구가 4만7066개로 가장 많았고 해운대구 4만6652개, 사상구 3만6981개로 뒤를 이었다.

하송이 김미희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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