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자 측 보장기간 운영 고수
- 올해 들어 협상 시작조차 못해
- 광안대로 무료화 논의도 중단
- 오거돈 공약 잇단 ‘흐지부지’
부산시가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는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의 운영권을 조기에 사들이는 협상을 사업자와 벌이지만 1년 넘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던 ‘유료도로 무료화’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시는 “지난해 초부터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 운영권 조기 매입을 위해 터널 운영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사가 보장받은 운영 기간은 수정산터널이 2027년 4월, 백양터널은 2025년 1월까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운영권은 부산시로 넘어온다. 그러나 현재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실제 통행량이 예상 통행량보다 적어 세금으로 지원하는 금액)에다 물가 미인상분에 따른 재정지원까지 더하면 매년 100억 원 이상이 두 터널 사업자에게 지원된다. 백양터널의 재정지원금은 2017년 10억 원, 2018년 30억 원, 지난해 39억 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수정산터널 역시 2017년 77억 원에서 2018년 78억 원, 작년 86억 원으로 늘어났다. 시는 막대한 재정지원을 할 바에야 조기에 운영권을 매입, 시가 직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다. 또한 운영권을 시가 가져오면 운용의 폭이 넓어져 요금 인하 혹은 무료화, 할인 혜택 적용 등도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시와 사업자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사업자 측은 정해진 시점까지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아직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해를 넘겼지만 아직 매입 금액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해 앞으로의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강제로 운영권을 회수하는 공익처분을 내릴 수도 있으나 처분 조건이 ‘공익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 등으로 두루뭉술해 소송전으로 비화될 여지도 있다. 가처분신청 등 소송이 시작되면 운영 기간 종료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터널을 무료화하기 위해서는 조기 매입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오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유료도로 무료화 역시 임기 내에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공약 당시 내걸었던 광안대로 무료화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오 시장은 선거 당시 시민 부담을 덜겠다며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백양터널과 부산시가 운영하는 광안대로를 무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광안대로는 통행료가 1000원(소형기준)으로, 다른 유료도로에 비해 저렴한 데다 해상도로 특성상 유지비가 많이 들어 무료 혹은 요금 인하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광안대로 운영 수입은 2017년 375억 원에서 2018년 344억 원, 지난해 340억 원으로 매년 감소하는 반면 운영비는 2017년 191억에서 2018년 191억, 작년 196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내부 검토를 거쳐 광안대로 무료화를 공약에서 공식적으로 제외했다. 거가대로는 2013년에 이어 올해 2차 재구조화 협상을 벌일 계획인데, 통행량이 예상치의 70% 수준에 그쳐 재구조화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요금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가 먼저 조기 매입을 제안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유료도로 무료화는 차량 정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추진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