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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3> 창원시 동읍 모암1구마을

분리수거하는 자연부락 … 공모사업 ‘꽃길’ 걷자, 주민도 ‘웃음꽃’

  • 국제신문
  •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  |  입력 : 2020-02-09 19:49:5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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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남저수지 길목 고령화 마을
- 쓰레기까지 쌓이며 몸살 앓다
- ‘집앞 쓰레기 버리기’로 탈바꿈

- 건강백세교실·경로당 활성화
- 주민주도 마을 만들기 5억 등
- 정부사업 선정돼 예산 확보도

- 실버카페 운영해 노인 자활 돕고
- 마을회관선 각종 프로그램 진행
- 깨끗하고 생기 넘치는 동네로

경남 창원시 동읍 모암마을은 동읍주민자치센터를 끼고 철새들의 낙원인 주남저수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왕복 2차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모암1·2구 마을로 나눠져 있다.
   
수령 300년 된 모암마을의 당산나무. 거대한 자연석을 뚫고 자란 둘레 270㎝ 가량의 푸조나무가 위용을 선보이고 있다.
2구 마을은 군인들이 거주하는 군무원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등 비교적 도시화 된 마을인 반면 1구 마을은 자연부락으로 형성된 곳이다. 1구 마을에는 60세대, 12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로 65세 이상 노인이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노령화 된 곳이다.

하지만 1구 마을은 창원지역에서도 당당히 손꼽히는 명품마을로 변모해 가고 있다. 마을 겉모양의 변화도 그렇지만 거주하는 주민의 삶의 질은 더욱 명품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시작은 7년 전 전한섭(59) 씨가 이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정부공모사업으로 마을 변화

   
모암1구 마을 입구에 조성된 벽화가 오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끈다.
지난달 19일 창원시 동읍 모암1구 마을회관에서는 마을 주민이 다함께 모인 가운데 향어회 파티가 열렸다. 전 이장이 마련한 이 행사는 단순히 음식을 나눠 먹는 자리가 아니라 마을총회 및 노인회 총회를 위한 것이었다.

참석한 주민은 2020년 한해동안 1구 마을을 이끌어 나갈 노인회 회장과 총무를 선출한 데 이어 ▷마을만들기 사업 ▷ 공익형직불제 사업 ▷으뜸마을 만들기 사업 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전 이장은 2014년 이장직을 맡았다. 이 곳에서 태어난 전 이장은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3년 정도 근무하는 동안 고향을 떠난 것을 빼고는 평생을 고향에서 살아온 마을 지킴이이기도 하다.

고향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했던 전 씨는 이장이 된 후 마을 발전을 위해 각종 정부사업 공모에 응모했다. 첫해에는 공모에서 모두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공모에 응모해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총 7억20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5년 건강백세운동교실 사업을 시작으로 ▷2016년 경로당활성화사업 ▷2017년 농촌노인생활지도사업 ▷2018년 농촌어르신복지실천시범사업 ▷2019년 공익형직불제사업 및 인도 공사 등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업을 따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년간은 ‘주민주도마을만들기사업’을 따내 5억 원의 사업비로 또 한번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한다.

■쓰레기 넘치던 마을 꽃·나무 가득

   
예쁜 화분들이 가정집 대문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1구 마을은 자연부락인 탓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제는 자연 부락 중 유일하게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마을이 됐다. 이 마을은 전 이장이 등장 전에는 마을 입구 표지석이 있는 곳과 골목 곳곳이 주민이 내다 놓은 쓰레기 더미로 악취가 넘쳐났다.

농촌 특성상 농민들을 위해 창원시에서 쓰레기를 치워 주다 보니 곳곳이 쓰레기 적치장이 되고 말았다. 이런 탓에 전 이장은 마을에서 쓰레기를 퇴출하는 사업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전 이장은 2018년 7월부터 2개월 동안 마을회관에서 공동급식을 하며 총 6번의 반상회를 갖고 주민의 동의를 얻어 동읍에서 처음으로 ‘내 집앞 쓰레기 버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전 이장은 “처음에는 일주일 동안 새벽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쓰레기 불법 투기행위를 감시하며 계도를 했다”면서 “마을이 점점 깨끗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본 어르신들이 이제는 분리 수거에 가장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모암마을 입구는 주민의 손에 의해 화단으로 단장돼 주민은 물론 주남저수지를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꽃내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쓰레기 투기 금지’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창원시의 도움을 받아 보행에 지장을 주고 경관을 해치고 있는 도로변 자연 발아 뽕나무를 걷어 내고 어르신들과 함께 잡초를 제거했다. 잡초를 뽑아 낸 곳에는 사루비아, 국화 꽃 등을 심어 아름다운 화단이 조성되자 마을이 환하게 바뀌었다.

마을입구에는 ‘테이크-아웃(Take-Out)’ 전용 실버카페가 들어서 있다. 이 곳은 2018년 전 이장이 정부의 ‘농촌어른신복지실천시범사업’ 공모로 확보한 5000만 원의 사업비로 만들었다. 노인 2명이 근무하며, 커피·전통차와 함께 창원 동읍 특산물인 단감을 이용한 미니단감빵 등을 판매한다. 수익금의 80%는 일하는 노인분들께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마을 발전기금과 실버카페 유지 보수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 이장과 함께 마을을 걷는 동안 흔하디 흔한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담장에 친근감 넘치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집집마다 대문 한 쪽에는 화분들이 자리를 잡았다.

마을 도로변을 변화시킨 뒤 전 이장은 또 한 번 반상회를 통해 주민과 꽃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마을을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마을 안 지저분하고 외진 곳과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공간을 찾아 꽃과 나무를 심었다.

유모차를 밀고 다녀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도 기꺼이 나와 힘을 보탰다. 이 같은 노력으로 1구 마을에는 꽃이 있고 푸르름과 생기가 넘치는 동네로 탈바꿈했다.

전 이장은 “요즘 도시민은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다”며 “식물을 통해 마음과 환경을 치유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마을회관에서는 토·일요일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요가, 라인댄스, 웃음치료, 밴드체조, 장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 이장의 안내를 받으며 마을로 들어서면서 만난 한 주민이 전 이장을 보자 환한 웃음으로 “전 이장 수고가 많네”라며 인사를 건넸다. 전 이장에 대한 마을 주민의 신뢰를 느낄 수 있는 한 단면이기도 했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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