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 정부에 보호대책 요청

자연환경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불리는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경남 김해시 서낙동강 지류천에 서식 중인 사실이 확인돼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해 대동면 운하천에서 수달의 모습이 포착됐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제공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김해시 대동면 괴정마을 옆 운하천에서 수달 흔적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한 주민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주변지역을 조사한 결과, 최소 1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수달 서식 여부는 분변을 통해 확인됐다. 하천 주변 바위틈 등에서 3, 4곳을 확인했다.

수달의 분변은 생선 뼈 등이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게 특징으로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김해에서 수달이 확인되기는 최근 10여 년 새 처음이다.

주민이 제보한 사진은 다소 흐릿한 상태지만 수달이 헤엄치고 있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수달은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다.

환경운동연합은 천연기념물 관리 소관부처인 문화재청에 수달에 대한 조사와 보호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수달은 주변 야생 동물 생태계의 건강성을 증명하는 환경 지표종으로 꼽힌다.

수달이 서식 중인 곳은 경작지(논) 사이에 흐르는 하천인데, 비닐과 농약병 등이 널려 있어 수달 서식에 저해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 주변에 곧 대동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것도 수달 서식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정진영 담당은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와 밀렵 등으로 인간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뒤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수달을 지키는 일은 우리의 삶터를 지키는 일”이라며 “김해에서 발견된 수달의 서식지가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달은 모피용으로 남획되면서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2012년 7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10여 년 전 김해에서는 낙동강 주변 소하천 등에서 목격됐으나 신도시 조성 등으로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대부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