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앞당기고, 당일 비공개

- 첫날 ‘경제·산업분야’부터
- ‘市 자신감 결여’ 비난 자초
- 사전 자료 공개·배포도 취소
- 시 “초안 공유 … 검토 중” 해명

# 시 ‘3+2 경제전략’ 선언적 발표

- 일자리경제실장 티타임 열고
- 1분기내 센텀2 대체부지 확보
- 내달 초 국제관광도시 실사 등
- “적극 추진” “신경 쓰고 있다고”만

부산시가 26일 내년도 경제정책에 관한 시정보고회를 공개행사로 진행하기로 해놓고 당일 급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시정보고회 계획을 밝힐 때는 ‘지역경제 활력’을 내세우고는 첫 번째 순서인 경제·산업 분야 보고회를 비공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부산시가 경제 등 내년 시정 계획에 내세울 게 없어 자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지난 18일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시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이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급작스러운 비공개 전환 왜?

부산시는 지난 22일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닷새에 걸쳐 경제·산업 분야 등 ‘2020 실·국·본부별 주요 업무계획 보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와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공개로 진행되며 모든 공무원이 볼 수 있도록 내부 방송으로 생중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정보고회는 시 주요 간부와 산하 공기업·출자출연기관 기관장,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해 내년 한 해 시정 전체 방향을 알리고 공유하는 자리로 시는 올해, 특히 한 달 가까이 당겨 시행하는 것을 강조했다. ‘2019년 시정보고회’는 지난 1월 10일부터 16일까지 부산시설공단 부산교통공단 부산환경공단 부산상공회의소 F1963 등에서 진행됐으며 전면 공개됐다.

그러나 시는 이날 오후 열기로 한 경제·산업 분야(본청 1실, 5국, 1본부, 부산경제진흥원 등 산하기관 8곳, 부산항만공사 등 유관기관 3곳) 시정보고회를 당일 오전 갑자기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에 따라 사전 자료 배포는 취소되고 기자브리핑은 티타임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시는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허심탄회한 토의를 진행하기 위해 비공개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새해가 며칠 남지 않은 이날까지 정책 확정은 고사하고 부서 간 내부 숙의 과정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은 점을 자인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 굵직한 행사로 준비 시간이 촉박했던 데다 내년 이른 설로 인해 보고회 시점도 앞당기면서 불가피하게 초안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다”며 “공개된 자리에서 초안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면 오히려 혼란이 생길 수 있어 비공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사업 어떤 게 중점 추진되나

이날 사전 브리핑을 대신해 열린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 주재 티타임에서 김 실장은 현안 과제를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내 그린벨트(GB) 해제가 물 건너간 해운대구 센텀2지구를 비롯해 30일 발행을 앞둔 지역화폐, 2022년 부산에 이전하기로 자동차 부품기업 코렌스, 국제관광도시 공모 추진에 관한 언급이었다. 다음 달 중순 발표를 앞둔 국제관광도시는 내달 초 실사와 중순께 마지막 발표회가 열린다.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될 경우 앞으로 5년간 1000억 원(국비 500억 원, 시비 500억 원)을 투입해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부산은 인천과 경쟁 중이며, 지역균형 측면에서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에 관광 거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해나갈 방침이다.

센텀2지구에 관해서는 풍산이 이전할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선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능한 만큼 1분기 내 대체 부지를 찾겠다고 밝혔다. 시는 풍산과 논의해온 20여 개의 후보 부지를 재검토 중이다. 풍산의 일자리가 400개가 넘어 가능하면 부산 내에서 대체 부지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코렌스 등 부산에 이전하기로 한 일부 기업이 연구개발(R&D) 관련 시설을 짓는 장소로 센텀2지구를 선호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동백전)는 최근까지도 사용처·사용지역 제한이 가능한지 여부를 두고 시와 시민단체가 팽팽하게 맞섰는데 시는 오는 30일 동백전이 발행되면 이 같은 논란이 잦아들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블록체인에 이어 해양·레저 분야 사업을 발굴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국제관광도시는 예산 지원과 함께 상징적인 의미도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날 뒤늦게 시정보고회 개최에 관한 보도자료를 내고 ‘3+2 경제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경제는 내년 2% 성장이 전망되지만 저성장 기조,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츨 등 대내외적 악재에 위축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시는 부산경제를 플랫폼화·스마트화·글로벌화하는 ‘경제체질 개선 3대 전략’을 비롯해 민생경제 자생력 강화를 위한 ‘포용경제 기반 강화’,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미래변화 선제 대응’ 등 5대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역 재투자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에너지 등 고부가 신산업을 육성하며, 상권 부활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5대 전략 내 포함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명이나 계획은 공개하지 않아 선언적인 발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