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형… 모바일은 부수 수단화
- 10만 원 사용 땐 6000원 캐시백
- 富유출 막고 소상공인 지원 기대
- 운영사 선정과정 등 잇단 잡음
- 확보한 국비 상당액 반납 위기
- 내년 규모도 1조→ 3000억 원
- 구 지역화폐는 국비 끊겨 타격
부산시가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사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KT와 이르면 이번 주 중 본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시범 발행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러한 시의 계획이 발표되면서 동백전의 운영과 쓰임새에 관심이 쏠린다. 지역화폐는 부의 유출을 막아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는 데다 내년 발행 목표 역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중복투자 논란까지 빚어져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벌써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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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부산 동구청 2층 북카페에서 한 고객이 이바구페이를 이용해 결제하고 있다.
동구청 제공 |
■지역화폐란
지역화폐는 법정화폐를 보완해 특정지역에서만 통용하는 화폐를 통칭한다. 사용처를 지역 소상공인 상점으로 한정해 지역 내 거래를 활성화하고 경제 순환효과를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경제적 취지뿐만 아니라 공동체 회복, 지역성 증진 등 부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처음으로 민간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역화폐추진단을 꾸렸으며, 지난달 공모를 통해 지역화폐 이름을 ‘동백전’으로 정했다. 시가 도입하려는 지역화폐는 카드형을 기본으로 하되, 모바일을 부수적인 수단으로 활용한다. 예정대로 KT가 운영사로 선정되면 휴대전화 앱을 통해 카드를 신청하고, 카드를 받은 후에는 앱을 통하거나 은행을 방문해 동백전을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용금액에 따라 6%가 캐시백으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 10만 원을 사용하면 사용 즉시 6000원이 되돌아온다. 시는 동백전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캐시백 범위를 일시적으로 6%에서 10%로 늘리는 방안을 염두에 둔다.
■갈등은 현재진행형
장밋빛 목표에도 불구하고 동백전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처음엔 시가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꼽히는 제로페이를 지역화폐와 연계해 추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역화폐추진단 위원 절반이 회의를 보이콧하는가 하면 운영사 선정위원을 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어 시민사회단체가 집회를 열고 항의하기도 했다.
애초 시는 내년 1조 원을 발행하겠다고 했으나 국비를 확보하지 못해 30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동백전 활성화는 더욱 요원해졌다. 더군다나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A사가 지난달 말 부산시를 상대로 입찰절차중지 가처분신청을 내기까지 했다. 이 같은 논란으로 지역화폐 발행이 지지부진하면서 연내 300억 원을 발행하겠다는 목표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이미 확보한 12억 원의 국비도 상당 부분 반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지역화폐 국비 끊겨 울상
중복투자 논란도 극복해야 한다. 시는 동백전과 별도로 블록체인 특구 사업의 하나로 ‘디지털바우처’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동백전은 카드를 기반으로, 디지털바우처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나 미리 충전하는 방식인 데다 특정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유사한 기능을 가진다. 따라서 역할이 중복돼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 단위 지역화폐와의 호환도 문제다. 동구는 이미 자체 지역화폐를 만들어 유통 중인데, 플랫폼 호환이 되지 않아 동구 주민은 두 가지 카드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광역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기초지자체에는 국비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동구는 내년 국비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동구는 올해 발행한 지역화폐(e바구페이) 총 3억8400만 원 중 약 30%인 1억2000만 원을 국비로 충당했다. 동구 관계자는 “부산시가 지역화폐를 추진하면서 당장 국비 지원이 끊길 처지”라며 “사업 예산이 줄어든 만큼 시가 보전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지역화폐를 추진하는 부산진구 등 다른 기초단체도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백전을 사용할 수 있는 업종을 제한하는 등 추진단이 제기한 우려 사항을 반영해 보완 중”이라며 “동백전 운영사로 KT와 정식 계약을 절차를 밟고 있으며, 연내 발행을 위해서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하송이 김미희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