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트리피케이션 방지가 목적
- 용호동 뉴딜사업 건물 활용 계획

부산 남구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공안심상가’를 도입한다. 구는 최근 ‘구 공공안심상가 공급 및 운영 조례안’을 제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조례안은 재개발·재건축 등의 이유로 급격한 임대료 상승 탓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청년사업자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원활한 영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안심상가를 공급해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가 시행되면 공공안심상가의 상인은 주변 시세 90% 이하의 임대료로 최대 15년까지 점포를 쓸 수 있다. 다만 공정한 경쟁과 다양한 상업 생태계를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제외된다.

구는 서울 성동구의 공공안심상가 사례에 착안해 조례를 마련했다. 성동구는 2015년부터 젠트리피케이션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안심상가 조성을 추진했다. ㈜부영주택으로부터 270억 원 규모의 부지와 신축건물을 기여받은 성동구는 지난해부터 성수동 성동안심상가빌딩 등에서 공공안심상가를 운영 중이다.

구는 성동구처럼 건물을 기여받지 못하더라도 공적 재원으로 건립된 건축물에서 같은 형태의 사업을 진행한다. 최근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남구 용호동 일대에서 신축 건축물을 짓는데 이 공간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 민간과의 협력 방안 등을 찾기 위해 내년 상반기 공공안심상가 조성 기본계획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다.

소상공인은 조례 제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남구 대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모(37) 씨는 “건물주의 눈치를 안 보고 마음껏 사업을 해볼 기회다. 공공안심상가가 조성되면 입주하고 싶다”며 “다만 이 상가가 어느 상권에 조성되는지 등 세부적인 사항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조속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기존 상권과 떨어졌거나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곳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