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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 사고 잊었나…해운대서 대낮 음주차량에 4명 사상

60대 숙취 상태로 운전대 잡았다 보행 신호 기다리던 행인들 덮쳐, 1명 숨지고 초등학생 등 3명 부상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9-11-17 23:02:4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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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
- 1년 전과 같은 사고에 시민 추모

윤창호 씨가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여 만에 부산 해운대구에서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났다.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행인이 주말 대낮에 ‘숙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16일 오전 11시20분께 해운대구 좌동 대동사거리에서 코란도 승용차를 몰던 60대 운전자 A 씨가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하다가 인도에 서 있던 B 씨 등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인 B 씨가 흉부 골절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10대 청소년 1명은 발목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모자관계인 40대와 초등학교 1학년생도 경상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95%로 측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7시께 부산지역 한 음식점에서 반주로 술을 마신 뒤 귀가했다. 잠을 청하지 못한 A 씨는 이날 새벽 2시까지 집에서 다시 술을 마셨다. 음주 후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한 A 씨는 전날 기억조차 흐릿한 상태였지만 지인을 만나기 위해 숙취 상태에서 대낮에 운전대를 잡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한 지 9시간이 지났는데도 혈중알코올농도 0.195%가 나올 수 있는지, 그만큼 숙취 운전도 위험한지에 초점을 맞춰 조사 중이다. 가해자는 술이 잘 깨지 않는 체질이었던 것 같은데, 1차 조사를 마쳤고 추가로 알아봐야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의 음주운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로 17일 오후 구속됐다.

피해자 B 씨는 다음 주 초등학교 동창과 생애 첫 제주도 여행을 앞두고 감기 기운을 느껴 미리 약을 사려고 병원으로 향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유족은 “윤창호법 제정 후 법이 강화됐지만 아직 부족하다. 음주 사망사고는 심신미약 등으로 감형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차량 밑에 고인이 깔렸을 때 시민이 힘을 모아 차를 들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해주셨다고 들었다.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씨가 사고를 당한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불과 2㎞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같은 사고가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시민이 꽃과 추모글을 놓아 피해자를 애도했다.

윤 씨가 숨진 뒤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제정됐다. ‘윤창호법 1·2’가 시행되면서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의 형량이 기존 ‘징역 1년 이상’에서 ‘징역 3년~무기징역’으로 무거워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처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면 다음 날 운전을 피해야 한다”며 “숙취 운전 단속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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