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된 지역현실 외면” 비판
- 국비지원 확대 필요성도 제기

부산지역 신중년(50~69세)의 취업 교육과 재사회화 역할을 할 ‘신중년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하는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시가 이 센터 예정지로 염두에 둔 폐교(동구 좌천초등학교)의 활용을 두고 해당 기초지자체가 반대한 탓이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일 좌천초에 문화예술복합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좌천초는 문화예술인 상주 공간 및 연습실, 장비 창고, 소공연장으로 거듭난다. 이를 위해 시는 정부 문화예술위원회에 17억 원 규모의 공모사업을 신청했다. 애초 신중년 비즈니스센터로 신설하려던 시의 계획이 백지화된 것이다.

시 계획은 나전칠기 관련 시설과 영상박물관 등 주민을 위한 시설을 요구한 동구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좌천초는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하는 데 꼭 필요한 곳”이라며 “동구가 고령화 지수가 높다는 이유로, 다른 곳에 설치할 수 있는 신중년 관련 시설을 유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결과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중년이 부산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 현실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문화예술공간 설치는 국비 지원이 가능하지만 신중년 관련 시설 설립 예산은 시비로만 가능한 점도 무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역 복지전문가는 “신중년 사업은 시가 중심이므로 기초지자체 처지에서는 예산이 많이 내려오는 국비 사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신중년 비즈니스센터 설치가 아예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현재 대체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