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날 열린 육상·축구 경기
- 강풍·폭우 피해 우려에도 진행
- 시민 “비상식적 일” 비판 거세

지난 주말 울산 전역이 제17호 태풍 ‘타파’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 경보가 내려진 상황인데도 울산시체육회가 시민 생활체육대축전 축구, 육상 등 야외 종목 진행을 강행한 사실이 알려져 안전 불감증이라는 지적이 인다.

시 체육회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울산종합운동장과 문수국제양궁장 등 15개 경기장에서 총 19개 종목 동호인 2500여 명이 참가한 ‘울산시민 생활체육대축전’을 개최했다.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에는 축전의 하이라이트인 축구와 육상 경기가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태풍 타파의 북상으로 울산 전역에 오전 8시부터 태풍 경보가 발효됐다. 울산에는 지난 21일부터 평균 100㎜ 안팎의 폭우가 내리면서 곳곳이 침수됐고, 강풍으로 건물 외벽과 간판 탈락, 담벼락과 가로수 전도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 때문에 울산시재난안전대책본부가 오전 2차례, 오후 1차례 태풍과 관련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피해를 보지 않도록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도 시체육회는 대회 진행을 강행해 일부 참가자의 반발을 샀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시민 김모(여·46) 씨는 “태풍이 닥쳐서 피해가 일어나고 시민은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혈세가 투입된 축제 성격의 행사를 강행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만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생활체육대축전과는 달리 다른 문화 예술 체육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울산 프롬나드 페스티벌은 전면 중단됐고,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개최 예정이던 대왕암 달빛문화제 행사, 북구 강동 섶다리 축제, 남구 차없는 문화거리·역사현장학습, 중구 태화막걸리 어울림축제·성안워킹페스티벌 등은 개최가 줄줄이 연기됐다. 심지어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와 강원FC의 경기도 취소됐다.

이에 대해 시체육회 관계자는 “경기를 취소하려고도 생각했지만, 회의를 열어 의논한 결과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 예정 시각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고, 5개 구·군과 협의했으며 동호인도 대회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