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 적용 후 8일간 오전 6~8시
- 단속건수 작년비 3배인 41건
- 경찰, 관공서·주요 교차로 주변
- 단속·예방 캠페인 활동 강화

음주운전 적발 시 면허 정지·취소처분하는 기준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이 지난달 25일 시행된 뒤 부산 경찰이 법령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단속과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시민이 술을 마신 다음 날 숙취 상태에서 하는 운전도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숙취 운전을 예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달 25일부터 음주운전 특별 단속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제1 윤창호법(개정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면, ‘제2 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에 해당하는 기준을 강화했다. 이 법 시행으로 면허 정지 기준은 기존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면허 취소 기준은 0.1%에서 0.08%로 강화됐다. 성인 남성이 소주 한 잔을 마시고 1시간이 지난 뒤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면 통상 0.03%가 나온다. 소주를 한 잔이라도 마시고 운전하면 처벌대상이 되는 셈이다.

제2 윤창호법 시행일인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8일간)까지 경찰이 매일 0시~오전 8시에 단속을 한 결과 음주운전 154건이 적발됐다. 이 중 면허취소가 91건, 정지가 60건, 측정 거부가 3건이었다.

이 기간 음주운전이 가장 많이 적발된 시간대는 오전 6시~오전 8시로 41건 적발됐다. 개정법 시행 전인 지난달 15~24일(10일간) 같은 시간대에는 37건이었다. 지난해에는 6월 25일~7월 4일 동시간대에 14건이 적발됐다. 음주운전 기준이 강화되자 예년보다 ‘숙취 운전’ 적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경찰은 출근 시간에 관공서와 주요 교차로에서 ‘숙취 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를 강화하고, 단속도 병행하기로 했다. 음주운전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만 선별 단속하기 때문에 차량 정체 등 시민 불편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경찰은 특정 업체 앞 집중 단속이나 출근 시간대 정체 지역 단속은 제한적으로만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원거리·불시 단속도 강화한다. 고속도로순찰대가 고속도로 요금소와 휴게소 등지에서 새벽 시간에 대형 차량을 집중 단속한다. 점심시간 기사식당 주변 등 취약 장소에서 ‘반주 운전’도 불시에 단속한다.

경찰은 숙취운전을 근절하기 위한 홍보 활동도 다양하게 펼친다. 앞서 경찰은 ‘제2 윤창호법’ 시행 전날 해운대구 구남로 등 주요 도로에서 이용표 당시 부산경찰청장이 참여한 가운데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에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시민이 체험하게 하는 VR(가상현실) 기기가 동원됐다. 윤창호 씨의 친구도 캠페인 현장에 나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홍보활동을 도왔다.

경찰은 ‘한 잔만 마셔도 음주운전 단속 대상’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전광판 플래카드 언론매체 등을 통한 음주운전 근절 홍보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도 아파트 관공서 등 다중 운집 시설의 옥외전광판과 신문 등 생활 속 매체를 통한 홍보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