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 부서 대비책 준비 지시
- 오늘 재계와 긴급 대책회의

일본의 대(對) 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 조처와 관련해 오거돈(사진) 부산시장이 “양국 신뢰 관계에 대단히 나쁜 선례를 만들고 있다”며 작심하고 비판했다. 시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도 열기로 했다. 부산이 국내 도시 가운데 일본과 가장 가깝고, 활발히 교류한다는 점에서 오 시장의 이번 발언이 주목받는다.

오 시장은 9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회의에는 부산상공회의소와 부산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해 부산관광협회 자동차부품협회 등 업계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다. 부산경제진흥원 부산관광공사 등 유관단체와 기관 수장들도 자리를 함께한다.

오 시장은 “일본의 규제가 부산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피면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며 “당장은 부산에 큰 충격이 없어 보이지만 경제 분야 특성상 중·장기적 영향이 작용할 수 있으니 경제 관광 등 관련 모든 부서가 대비책을 준비하라”고 시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주간업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한일관계는 직접적인 부산의 문제이므로, 시장으로서 한마디하겠다. 아베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조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일본은 보복성 경제 제재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는 인류 공동의 가치 앞에 한국·일본 국민 마음이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아베 정부의 이번 조처는 일본 국민에게도 적극적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미 일본 경제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소식이 이를 증명한다”며 “정치는 정치로, 경제는 경제로 풀어야 하는데 의도를 갖고 엮으면 그때부터 꼬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