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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19> 시편과 시경 : 통섭적 이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04 19:06:38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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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관습은 관성으로 작용한다. 성경에서 베드로(Peter)를 피터, 바울(Paul)을 폴, 요한(John)을 존이라 말하면 성스러운 느낌이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마찬가지로 다윗(David)을 데이비드라고 하면 청각적 이미지로 인해 다윗왕의 권위가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다윗의 찬송가인 시편, 오른쪽 사진은 백성들의 민요집인 시경.
양치기 소년 데이비드, 즉 다윗은 일곱 형을 제치고 사무엘로부터 기름부음을 받는다. 블레셋(Philistine) 거인인 골리앗의 이마에 돌을 명중시켜 쓰러뜨린다. 1대 왕 사울의 질시를 받지만 2대 왕으로 등극하며 기원전 1003년에 12지파로 분열된 이스라엘을 통일하는 대업을 달성한다. 유부녀 밧세바와 간통하여 그의 남편을 죽게 하는 대죄를 지었음에도 위대한 왕으로 평가받는다. 다윗은 문학적 음악적으로 출중한 인물이었다. 하프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랫말이 성경에서 가장 긴 시편에 기록돼 있다. 150장으로 된 시편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73개 장을 다윗이 썼다. 주로 고난과 역경에 처할 때에도 하나님을 믿고 기리는 내용이다.
고대 이스라엘에 시편이 있다면 고대 중국에는 시경이 있다. 시편(詩篇)이 하나님 찬양 찬송집(Psalms)이라면 시경(詩經)은 백성들 민요 가사집이다. 춘추시대 공자의 제자들이 주나라 때부터 전해져 오던 3000여 편을 300여 편으로 간추려 편찬했다. 그렇게 하여 사서오경 중 오경의 첫 번째가 된다. 비슷한 시기에 생긴 문학작품인 시편과 시경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내용이 전혀 다르다. 시편과 시경을 묶어 통섭(統攝)해 읽으면 이해 불가다. 서로 왔다 갔다 통하며 건너 통섭(通涉)해 읽어야 이해된다. 무릇 세상만사가 다 그렇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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