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파기에도 불법 영업 계속
- 사용료 미납·퇴거 명령도 불응
- 무단 점유에도 강제 집행 못해
- 경찰,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부산 대표 유원지인 태종대가 한 민간업자의 편의시설 불법 점유로 몸살을 앓는다. 이 민간업자는 허가받은 사업자가 아닌데도 수년간 ‘동업’ 형태로 카페를 운영했고, 관리를 맡은 부산시설공단은 이를 걸러내지 못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태종대 유원지 내 한 카페 운영자 A 씨를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태종대 유원지와 내부 편의시설은 부산시 공유재산으로, 시설공단이 위임받아 관리한다. 앞서 시설공단은 A 씨가 최근 1년치 사용료 일부를 내지 않고,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퇴거하지 않자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과 시설공단 설명을 종합하면 A 씨는 2014년부터 카페를 운영했다. 애초 A 씨는 지인 B 씨와 각각 입찰에 참여했지만, B 씨 혼자 낙찰받았다. 그러자 B 씨는 시설공단과 5년 만기 계약을 맺고 A 씨와 함께 카페를 운영해 왔다. A, B 씨는 첫 4년간 사용료를 나눠 내며 별 탈 없이 지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B 씨가 A 씨와의 갈등으로 시설공단에 ‘운영 포기 각서’를 제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설공단과 B 씨 간 계약이 공식적으로 파기됐는데도, 자격 없는 A 씨는 계속해 카페 운영을 고집했다.
이에 시설공단은 A 씨에게 퇴거 명령을 내렸지만, A 씨는 “B 씨가 돈을 횡령해 법적 분쟁 중이다. 직원 월급과 납품대금 등을 정리하기 위해 계약 기간까지 운영하겠다”고 불응했다. 카페 운영 권한이 없는 A 씨가 시 공유재산을 점거한 것이다. 특히 계약 기간이 지난 4월 23일 자로 만료됐지만, A 씨는 여전히 카페를 점유하고 있다. A 씨는 세금 포탈 의혹도 받는다. 계약이 파기돼 카페 명의를 사용하지 못하자, 또 다른 사업장 명의로 신용카드 결제와 현금영수증 발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시설공단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단 점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있어야 행정대집행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설공단은 A 씨에게 연간 사용료 6500만 원의 120%에 해당하는 변상금, B 씨에게 지난해 5~12월 사용료와 연체료 1800만 원을 각각 부과했다.
이런 탓에 시설공단은 아직 카페 새 입찰공고도 내지 못했다. 성수기를 앞두고 재입찰 기다리는 입찰자와 납품업체는 “지역 대표 관광지의 편의시설 관리가 엉망이다. 개인 업자에게 놀아난 게 아니냐”며 피해를 호소한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사용료가 정상적으로 들어오고 편의시설 운영에 문제가 없으면, 실제 운영자가 낙찰자와 다르더라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