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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적정도시로 <11> 전문가 좌담회

“부산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인구 수정해 과잉개발 피해야”

  • 정리=하송이 박호걸 기자
  •  |   입력 : 2019-05-07 18:46:5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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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4월 24일

◇장소: 부산시의회 이음홀

◇참석자

▶김경수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민성 부산시의원

▶심성태 부산시 도시계획과장

▶정주철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최치국 한국정책공헌연구원장

부산이 ‘과잉 개발 계획으로 점철된 도시가 아니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맞춤형 도시’인 적정도시로 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려고 정책 담당자와 학계, 전문가 등이 좌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 인구를 수정해 과잉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으며, 계획인구가 단지 ‘계획’에만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이 체감하는 ‘적정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계획 수립 과정 등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4일 부산시의회 이음홀에서 열린 ‘부산을 적정도시로’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정빈 기자

-현재 부산 미래의 밑그림인 도시기본계획상 계획 인구는 410만 명이다. 적절한 것인가.

▶박민성=부산의 도시기본계획상 계획 인구는 최대 480만 명이었다. 인구수가 중앙정부의 예산 확보로 이어져 이렇게 책정한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과하지 않나 싶다. 부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도시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인구는 계속 줄어들지만 계획 인구는 여전히 400만 명이 넘는다. 시가 담을 수 있는 인구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주철=토지이용계획은 도시계획 수립과정에서 인구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현재 인구는 줄어드는데 계획인구는 400만 명이 넘는 건 말이 안 된다. 개발사업을 하면 사회적 인구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결국 지역 내 이동이 대부분이다. 강서에서 개발하면 부산 내 다른 지역 인구가 그쪽으로 옮겨간다는 말이다. 지금 부산은 잘못된 인구 추계 때문에 과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성장관리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부산도 2030도시기본계획에서 이를 도입하겠다고 해놓고 실천하지 않는다. 일본에선 주·야간 인구를 구분해 추산한다. 부산도 유동인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구 추계에 맞춰 계획을 세워야 시도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김경수=이미 부산은 작년부터 자연인구 감소가 시작됐고, 한 해 평균 16만 명이 나가고 13만 명이 들어오니 사회적 인구도 마이너스다. 부산은 죽었다 깨어나도 인구가 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부산은 1991년부터 인구가 줄었다. 그런데도 인구예측 보고서를 다 취합하면 미래 인구가 8000만 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거짓말인가. 그러나 어디에서도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없다. 지금은 350만 명 선을 지키는 데 올인해도 될까 말까다.

▶최치국=계획인구를 단순히 주민등록인구로만 잡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계획인구에는 통계인구와 유·출입 인구가 포함되어 있다. 주간 시설인구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중구는 인구가 급격히 줄었지만 비프거리는 한 시간에 유동인구가 20만 명이다. 상하수도, 쓰레기 청소 등 실제 인구보다 쓰는 게 많은 거다. 계획에는 유입인구를 창출하는 개념을 담아야 한다는 대전제 때문에 높게 잡는 것이다.

▶심성태= 전국 지자체 중 계획인구를 수립하면서 현재보다 줄어든다고 하는 곳은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인구가 모두 줄고 있다. 이전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2030도시기본계획만큼 늘기 위해선 인근 도시에서 유입인구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부산 내 사람끼리 이동한다. 이것은 시도 냉철하게 인정해야 한다. 자연인구는 이미 줄고 있고, 사회적 인구도 유출이 큰 게 맞다. 일자리 때문이고, 유출인구의 30%가 35세 이하의 청년층이다.

그러나 인구가 감소한다고 기반시설을 무작정 줄일 수는 없다. 부산은 여름 관광 수요가 크다. 2040부산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는 인구 감소를 인정하고 소폭 늘리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방안에서 절충점을 찾겠다. 2022년이 되면 주택보급률이 115%나 된다. 15%는 빈집이라는 거다. 이에 따른 문제 역시 시에서 대응해야 한다.

-부산이 지향해야 할 적정 인구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박민성=통계청 자료를 보면 2030년 부산 인구는 310만 명 내외이고 2040년은 최대로 보아도 280만 명 이하다. 인구를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달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2040년 도시계획 인구는 310만 명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김경수=개인적 바람으로는 계획인구가 400만 명 선을 지켰으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370만~380만 명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여름철 부산에 있는 인구가 500만 명이라고 500만 명이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건 안 된다.

▶최치국=지금까지 기본계획상 계획인구와 실제 인구의 차이는 매번 60만~70만 명을 넘지 않았다. 일관성이 있다. 이를 축소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인구는 도시 관리에 필요하므로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 대신 주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주철=계획인구를 폐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410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인구와의 격차가 큰 것이 걱정이다. 통계적 수치를 받아들이고 현재 상황을 반격할 수 있을 정도로 계획 인구를 잡아야 한다고 본다. 사실 현재 수준을 방어하는 것만해도 대단하다. 인구 감소를 멈추게 하겠다고 목표를 정해 놓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격할 것인지를 계획에 명시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부산을 삶의 질을 우선으로 하는 ‘적정도시’로 만들기 위한 해법은.

▶박민성=부산에 관광 인구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관광객이 주거지에 와서 관광을 하지는 않는다. 남포동 해운대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인프라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고령화는 지금부터라도 위기 요소로 보지 않고 장점으로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바꿀 수 있는 게 많다. 예를 들어 부산이 ‘나이 들면 꼭 한 번 와봐야 할 도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주철=도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역별 맞춤형 인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활권 계획을 전담하는 부서도 필요하다. 현행 계획인구를 수정하려면 정부에서도 인구를 바탕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현행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에선 도시계획실이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 혁신안을 만들어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미 서울에서는 지난 3월 혁신안을 발표했는데, 지자체가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지하에 사는 하층민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층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의 재개발은 도시 공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제는 무엇을 목적으로 개발 사업을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다.

▶최치국=계획인구를 없앨 수 없다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산뿐만 아니라 부울경의 상황을 한 표에 그려야 한다. 광역권이 아니라 초국경까지 생각하자는 것이다. 인구 구조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다. 당장 주택의 형태와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적정도시 규모는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시민에게 관리권을 넘겨주어야 한다.

▶김경수=도시 계획은 철학과 연관된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부산은 지금의 도시형태가 고착화된 것이 피란민 때문이라는데, 죽을 때까지 피란민 이야기만 할 순 없다. 2002년 아시안게임을 할 때만해도 문현동 일대에 녹지가 많았다. 지금은 다 상업지역으로 바뀌어 고층건물이 올라간 것 보고 사람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는 게 중요하다 싶었다. 한 사람의 의지가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부산사람이 부산 도시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다. 이것 역시 해결해야 한다.

▶심성태=지금까지 부산 도시계획은 정부 계획에 따랐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역별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는 데도 주민과의 공감대 속에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맞는것 같다. 교외 지역은 환원하고, 교통이 집중돼 사람이 모이는 곳은 고밀도로 개발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콤팩트시티 같은 개념이다. 건물 높이 기준도 2040부산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나 시민 재산권과 연계되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서 준비하겠다.

정리=하송이 박호걸 기자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시의회

※ 이 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 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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