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민도 인수 반대에 동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데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92%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동종사이자 강력한 경쟁자였던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인수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는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8,19일 이틀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전체 조합원 5611명 중 5252명이 참가해 4831명(92%)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327표(6%)에 불과했다.

노조원들이 파업 돌입 시기를 집행부에 일임함에 따라 집행부는 파업 시기와 방법 등 논의에 들어갔다. 노조는 총파업 돌입에 앞서 대우조선해양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인수자인 현대중공업 간 본계약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본계약은 다음 달 중 체결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노조는 본계약 전 전체 노조원이 상경해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또 실사단의 방문도 저지하기로 결정해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이날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동종업계인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인수하면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는 조합원들 인식이 팽배하다”며 “본계약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적인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납품하는 조선기자재 업체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기자재 대부분을 자회사에서 충당하는 것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경남·부산의 중소업체에서 납품받아 매각 시 남해안 조선벨트 파괴와 조선기자재업체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거제 시민들도 인수 반대에 본격 나섰다. 거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상공계, 정치계 등으로 구성된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만 거제시민과 지역경제 생존권 사수를 위해 밀실야합 인수합병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