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도 지적 “대책 마련해야”
- 두 기관은 형평성 문제 등 고민

부산도시철도 양산선과 양산부산대병원이 양산 땅에 있는데도 부산시민에게만 다자녀 가정 할인 혜택을 줘 양산시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18일 양산시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부산교통공사는 부산시가 발행하는 ‘가족사랑카드’를 소지한 이용객에게 도시철도 요금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간 협약에 따른 할인으로 카드는 부산시에 거주하며 만 19세 미만인 자녀 한 명을 포함해 자녀가 셋 이상인 가정만 발급받을 수 있다.

양산시민 사이에서는 “부산과 양산은 사실상 동일 생활권인데, 양산시민만 차별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양산시민도 당연히 다자녀 할인 대상으로 오인하고 다자녀 할인 승차권을 구매했다가 적발돼 과징금을 무는 일도 있었다.

자녀를 셋 둔 양산시민 A 씨는 “딸이 최근에 자동발매기에서 다자녀 승차권을 사서 부산 도시철도를 탔다가 적발됐는데, 역무원에게 모욕을 당하고 10배가 넘는 과징금도 물었다”며 “부산과 양산은 왕래가 빈번해 대중교통 환승할인도 되는데, 다자녀 혜택은 양산시민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도시철도뿐만 아니라 양산부산대병원도 부산시 가족사랑카드 소지자에게만 일부 비급여 검사항목 진료비의 10%를 감면해준다. 경남도 역시 다자녀 가정에 경남i 다누리카드를 발급하지만, 양산부산대병원은 가맹점이 아니어서 양산시민은 할인을 받을 수 없다.

지역에서는 양산부산대병원이 양산에 있고 양산시가 병원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다양한 지원을 하는데도, 양산시민을 할인 혜택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인다.

양산시의회는 병원 관련 예산 심의 때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측은 “양산시민에게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김해 등 경남도 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시민 이영훈(65·양산시 물금읍) 씨는 “오래전부터 이어진 일인데, 양산시민도 혜택을 받도록 사전에 대처하지 못한 양산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부산교통공사와 양산부산대 병원에 양산시민에게도 동일한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