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김동원)’ 일당과 공모해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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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김동원)’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2부 심리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날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 발표 때 최대 성과를 거둔 뒤 하루 만에 김 지사가 전격 구속되면서 경남도는 물론 부산시도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쟁점 현안을 놓고 여야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정국이 초대형 돌발 변수로 격랑 속에 빠져 들었다. 김 지사는 2017년 대선 기간에 ‘문재인 후보 수행실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야권은 대선 과정에서의 여론 조작을 부각하는 등 정권의 정당성 시비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30일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순위 조작에 가담한 업무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보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댓글 조작 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돼도 공무원법에 따라 김 지사는 지사직을 내려놔야 한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께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 시연 당시 사이트 접속 기록 등을 근거로 김 지사가 댓글 조작을 처음부터 알았을 뿐 아니라 일부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두 사람이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메신저로 주고받은 메시지 등 각종 물증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드루킹(김동원)’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2부 심리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는 수사와 재판 내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드루킹 일당이 ‘말 맞추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부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사정만으로 객관적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진술마저 신빙성이 없다고 배척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해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드루킹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댓글 작업을 통한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동기로 센다이 총영사 인사 추천이 제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지사는 판결 직후 친필로 쓴 입장문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재판부가 진실을 외면한 채 특검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예상과 달리 김 지사가 법정구속되자 충격을 넘어 공황 상태에 빠졌다. 경남도는 도지사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했다. 또 경남과의 상생 분위기 속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매진하는 부산시도 예상치 못한 선고 결과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현직 지사의 1심 실형선고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김 지사의 1심 재판 결과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헌정질서 파괴행위”라면서 문 대통령의 인지 여부에 대한 사법적 판단도 이뤄져야 한다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처럼 야권의 대여 공세가 강화되면서 정국 경색이 심해져 민생·개혁 입법에 관한 초당적 협력 역시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부는 김동원 씨에게 댓글 조작,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정치자금법 위반죄에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태경 최승희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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