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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한 못풀고…‘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타계한 김복동 할머니의 삶

  • 국제신문
  • 황윤정 기자
  •  |  입력 : 2019-01-29 19:19:32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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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 때 일본군에 끌려가 고초
- 1992년 위안부 피해 공개하며
- 왕성한 여성인권·기부운동 펼쳐
- 1년 여 암투병 끝 93세로 별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려는 시민이 29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이었던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28일 밤 임종 전 남긴 마지막 말씀이다. 김 할머니는 흔히 ‘소풍’이라는 인생을 한 순간도 마음 편히 누려보지 못한 채 위안부 피해자로서, 여성 인권운동가로서 치열하게 싸우다 소천했다. 그의 삶은 ‘역사’로 남았다.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만 14세이던 1940년 위안부로 연행된 이후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일본군의 침략 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꽃다운 삶이 짓밟혔다. 김 할머니는 1945년 싱가포르에서 일본군 제16사령부 소속 제10육군병원의 간호사로 위장 배치받아 일본군의 간호 노동을 하다 버려졌다. 이후 미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됐다가 1947년 위안부로 끌려간 지 8년째 되던 22살에야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를 세상에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성 인권운동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92년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이후 19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 등 세계 곳곳에서 증언을 이어갔다. 

김 할머니는 2012년 기자회견에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우리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라고 싸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보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피해 여성들을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기부 활동도 활발히 이어나갔다. 2015년 6월에는 전쟁·무력분쟁 지역 아이들에게 장학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2017년 7월에는 재일 조선 고등학교 학생 2명에게 ‘김복동장학금’을 전달하고, 같은 해 8월에는 사후 모든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약정도 맺었다. 2017년 11월에는 포항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1000만 원을 내놓았고, 여성인권상금 5000만 원을 기부해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활동을 위한 ‘김복동 평화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는 수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징이자,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배상을 요구해온 인권 평화 활동가였다”고 설명했다. 

2017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김 할머니는 암 투병 중에도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온몸으로 헌신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1일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28일 밤 10시41분 별세했다. 향년 93세.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다음 달 1일이다.  황윤정 기자

◇ 역사가 된 故김복동 할머니의 삶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

1940년 

만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끌려다니며 위안부 생활

1947년 

끌려간 지 8년째 되던 22세 귀향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공개 후 활동 시작

1992년 
 8월 

제1차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증언

1993년 
 6월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피해 증언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여성국제법정에서 원고로 참여해 증언

2010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회로부터 용감한 여성상 수상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대지진 피해자돕기 모금 제안 후 1호로 기부

2012년 
 3월 

정대협과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 설립

2015년 
 5월 

국경없는기자회·AFP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 100인의 영웅’에 선정

2015년 
 6월 

전쟁·무력분쟁지역 아이들 장학금으로 5000만원 나비기금에 기부

2015년 
 12월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 수상

2017년  
 7월 

재일 조선 고등학교 학생 2명에게 
김복동장학금 전달

2017년  
 9월 

서울특별시 명예의 전당에 선정

  11월 

포항지진 피해자돕기 1000만원 후원 

 11월 

정의기억재단여성인권상 수상

 11월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활동을 위해 ‘김복동평화상’ 제정

2018년 
 11월 

재일조선학교에  5000만원 기부

2018년  
  12월 

‘김복동의 희망’ 명예회장 취임

2019년 
 1월 

바른의인상 수상 상금 500만원을 ‘김복동의 희망’에 후원

1월 28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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