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민자 유료도로인 수정산과 백양터널의 실시협약 재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조기 이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21일 ‘부산시의 수정산·백양터널 실시협약 변경 요구에 대한 부산경실련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놨다. 여기서 부산경실련은 두 터널의 민간사업자인 맥쿼리가 통행료와 재정지원금으로 투자비를 이미 회수했으니 시가 실시협약을 통해 조기 이관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시는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 유료도로 사업시행자에 실시협약 변경을 요구했다. 사업시행자가 수용하지 않으면 2018년도분 재정지원금 129억 원(수정산터널 약 88억 원, 백양터널 약 41억 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실련은 “당초 관련 예산은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했기 때문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의회의 동의 및 승인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시의회가 예산 삭감이라는 결단을 한 데 이어 시가 행정적으로 ‘재정지원금 미지급’이라는 카드를 꺼내며 실시협약 변경 요구에 나선 것은 고무적인 변화다”고 평가했다.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은 맥쿼리가 설치한 부산의 대표적인 민자 유료터널이다. 시가 맥쿼리와 맺은 실시협약은 연간 8.28%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실제 수익이 보장 수익의 90% 미만일 시 차액을 시가 부담하는 MRG 방식이다. 통행료 미인상분에 대한 보전(백양터널 소형 100원·초대형 700원, 수정산터널 초대형 700원)도 시가 부담한다. 부산경실련은 “2017년 기준 통행량 수입과 재정지원금을 더하면 민간투자비에 대비해 백양터널은 약 4.1배, 수정산터널은 약 2.5배의 수입을 기록했다. MRG 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맥쿼리는 이미 투자비 대비 충분한 수입을 거뒀다. “공익을 위해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의 2019년 예산안 첨부서류에 따르면 남은 기간의 재정지원금 추정액은 백양터널(2019년~2025년)은 251억, 수정산터널(2019년~2027년)은 647억이다. 시가 추진 중인 2022년 백양터널 무료화가 실현되면 586억2800만원의 추가 재정 투입도 필요하다. 부산경실련은 “앞으로도 막대한 자금 투여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혈세 절감을 위해 수정산·백양터널의 실시협약 재협상이 강력히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부산경실련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과 ‘유료도로법 제23조의5 1항2호(연속하여 3년 동안 연간 실제 통행료 수입이 실시협약에서 정한 통행료 수입의 100분의 70에 미달하는 경우)가 시의 재협상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경실련은 “실시협약 당시 수요의 70% 미만으로 실시협약 변경 근거를 두고 있지만, 통행료수입과 재정지원금을 통해 민간투자비는 이미 회수된 상태다. 부산시는 MRG 방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의 초과수입을 보장해야 할 이유가 없다. 부산시는 민간사업자(맥쿼리)와의 협상의 1순위로 ‘조기이관’에 초점을 두고 실시협약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