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道 자체조사 후 경찰수사 의뢰

경남개발공사 직원들이 작성한 공사의 채용 비리 고발 문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남도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도는 최근 경남개발공사 채용 비리 내부 제보문서 유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경남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3일 밝혔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해 6월 경남개발공사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이면서 공사 직원들의 실명으로 작성된 ‘채용 관련 조사 답변서’를 이메일로 받았다. 이는 일종의 내부 고발 문서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 이 답변서가 피감기관인 공사의 사무실에 있던 노트북에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 신고를 한 직원의 정보가 비밀에 부쳐지지 않고 공사에 유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도 감사관실은 사이버보안 전문요원 등 자체 조사반을 투입해 지난해 감사 때 개발공사가 감사용으로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 8대 전부를 조사했다. 이 중 감사반원 5명이 사용했던 노트북 5대에서 감사 관련 문서 파일 저장 여부, 인터넷 사용기록, 이메일 사용 기록 등을 확인했으나 채용비리 관련 파일은 발견하지 못했다.

도 감사관실은 이번 조사에서 시스템 에러로 부팅되지 않은 노트북 1대를 포함해 8대 전부를 봉인해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내부문건 유출을 밝히기 위해서 디지털 포렌식 등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도는 노트북 제출 전 공사의 동의를 받기로 했다.

도는 수사결과 유출 경위와 관련자가 밝혀지면 관련법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셀프조사라는 지적을 피하고 투명한 사실 규명, 공정한 조사를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시민단체가 공사 신입사원 채용 때 시험 방식을 임의 변경하는 방법으로 전 국회의원 운전비서와 군의원, 공무원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감사를 벌였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