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장애인 정책은 ‘보호’라는 명목으로 장애인을 시설에만 머물게 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떨어져 생활했고,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부산시의회 최영아(사진) 의원은 장애인에 대한 혐오 원인으로 ‘몰이해’를 꼽았다. 최 의원은 두 다리가 불편한 1급 장애인이다. 평생 휠체어 위에서 지내며 일상 속 혐오를 경험했다. 최 의원은 담담한 말투로 “일면식 없는 이들이 뒤에서 ‘병신’이라 수군댄다. 도시철도에선 ‘내 짐을 실어야 하니 휠체어가 비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저상버스 기사들도 바쁘다는 이유로 휠체어의 버스 탑승에 난색을 보인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10년 넘게 부산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그는 자신의 사례를 들어 “학교 다닐 나이에 제대로 교육받을 수 없었다. 이동 수단을 비롯해 학교 등 모든 시설에서 장애인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런 구조 탓에 장애인과 그 가족 등 보호자들은 길거리나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부끄러워하고 ‘내가 잘못된 사람’이라는 인식에 너무 오래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장애인은 제대로 사회에 적응해 살아갈 수 없다’는 인식의 뿌리는 깊다. 1968년생이지만 호적상 1969년생으로 등록됐다는 최 의원. 그는 “장애인 부모들조차 아이가 살아남아 생활할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고, 출생 신고를 늦게 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생의 첫발을 뗄 때부터 비장애인보다 한 발 뒤처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지난해 시의원이 된 그는 “거리 투쟁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현장에도 사람이 필요하지만, 부산시 등 기관에 장애인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변화를 이룰 사람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꼭 필요한 장애인이 24시간 활동 보조를 받도록 예산 5억 원을 올해 편성했다”며 “임기 중 의사소통, 자립과 관련해 장애인 인권을 확충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