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금속 제대로 정화하지 않고
- 그대로 낙동강 방류 환경오염
- 환경공단 권한없어 단속 못해

부산지역 폐수처리업체가 정화 비용을 아끼려고 중금속이 다량 함유된 독성 폐수를 몰래 방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사상구 학장동 황화수소 누출 사고(국제신문 지난달 29일 자 6면 등 보도) 이후 폐수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와중에 또 이런 사실이 알려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환경공단은 지역 폐수처리업체가 올해에만 18차례 하수관 등으로 독성 폐수를 무단 방류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상구와 사하구에 밀집한 폐수처리업체 10곳에서 무단 방류한 독성 폐수는 모두 환경공단 강변사업소로 흘러든다. 그러나 강변사업소는 생활 하수 속 유기물질을 미생물로 정화해 방류하는 시설일 뿐 중금속이 든 독성 폐수를 정화할 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독성 폐수 대부분은 낙동강 하구로 그대로 빠져나가 생태계를 파괴한다.

폐수처리업체의 독성 폐수 무단 방류로 시민은 이중 피해를 본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독성 폐수를 최소한으로라도 정화하려면 약품을 생활하수 정화에 쓰이는 양의 5배 넘게 넣어야 한다”며 “약품 구매에 많은 돈이 드는데, 결국 시민 세금으로 폐수처리업체 배를 불리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경공단은 단속 권한이 없어 부산시에 단속권을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난색을 보인다. 다만 시는 물환경보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각 폐수처리업체가 모든 배출구에 원격 자동 수질 감시망과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환경부가 시행령 개정에 손을 놔 진행이 더디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중으로 환경부를 직접 방문해 무단 방류 및 사고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