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가 명확한 근거 없이 특정 단체에 구청 내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해 시 종합감사 과정에서 시정 조치를 받았다.

북구는 청사 식당 2층, 본관 지하 1층에 체육회와 자율방재단에 2016년, 2015년부터 각각 38, 30㎡ 규모의 사무실을 무상 제공해왔다. 지방자치단체가 청사 내 사무실과 같은 행정재산을 특정 단체에 무료로 임대하기 위해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 정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체육회와 자율방재단은 법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단체로 북구는 이들로부터 사무실 임대료를 받아야 했다.

시는 북구가 두 단체에 임대료를 징수해야 했음에도 각각 4년 10개월, 3년 9개월 무상 사용 계약을 맺어 이들 단체에 모두 1200만 원 상당의 이득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를 마친 시는 시정 통보와 함께 “무상 사용허가 계약 기간 만료 후에는 또다시 무상사용 허가계약을 맺지 말고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를 철저히 추진해달라”고 북구청장에게 당부했다.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북구는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사무실을 무상 제공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체육회는 사무실 무상 임대 검토 과정에서 국민체육진흥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방재단은 행전안전부 및 시가 제공한 지침에 사무실 마련을 언급해 무상 임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 관계자는 “구청에서는 실수라고 말하지만 행정재산을 무상으로 임대하거나 재정적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건 기본적 상식”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시로부터 지적을 받은 북구는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북구는 두 단체가 영리단체가 아닌 까닭에 현재와 같이 사무실을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조례 입법을 검토했다. 하지만 상위법에 구청이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어 조례 제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구는 두 단체를 구청 건물에서 내보내거나 임대료를 받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체육회와 자율방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구청의 결정이 나오는 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