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대, 사립대보다 나은 편

- 부산대 1.4%·부경대 4.8% 등
- 국립대는 2년 전보다 교원 증가
- 교수당 재학생 수 사립보다 적어

# 강사법 4차례 유예… 내년 적용

- 일부大 “연구실·4대보험 부담”
- 시간강사 줄이고 채용 최소화
- 1~3년제 강의 전담교수 확대

부산지역 사립대의 교원 수 감소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향후 3년간 학생 수가 절벽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강사법을 둘러싸고 시간강사들과 대학 측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수 감소보다 교원 수 감소세가 더욱 가파를 경우 교육의 질 하락은 물론이고 연구 기능까지 축소되면서 결국 지역 사립대의 존재감 추락이라는 악순환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립대와 사립대 격차 커

부산지역 사립대의 교원 사정은 국립대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부산대의 경우 2016년에 비해 2018년 교원 수가 1.4% 늘었다. 정년교수는 2명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시간강사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대와 부경대, 부산교대 역시 전체 교원 수는 같은 기간 각각 1.5%, 4.8%, 12.8% 증가했다. 이 기간 국립대 재학생 수 역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교원 1인당 재학생 수는 사립대에 비해 적다는 의미다.

부산지역 한 사립대 교수는 “국립대도 제약이 없을 순 없겠지만, 인건비를 국가에서 보조받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압박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새로운 형태의 교원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동안 강사법이 수차례 유예되면서 향후 시간강사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일부 대학은 시간강사를 줄이는 대신 강의 전담 교수를 늘려왔다. 이들은 전임교원에 포함돼 대학 평가 기준이 되는 전임교원 확보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강의 전담 교수들은 1~3년 단위로 계약을 하며 연구는 수행하지 않고 한 학기에 15학점 정도의 수업을 맡는다. 시간강사보다 신분이 안정적이긴 해도 완전한 의미의 정규교수도 아니어서 학생들의 진로 지도 등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지회 사공일 조직국장은 “지금까지는 시간강사들이 경력을 쌓으며 정식교수로 가는 과정을 밟아왔지만, 강의 전담과 같은 ‘꼼수’가 늘면서 연구보다는 수업에만 치중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 노조 차원에서도 교육부에 이 같은 편법 교수를 늘리면 안 된다는 요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사법 시행 이후가 더 문제

‘봇짐장수’로 불릴 정도로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던 시간강사들의 신분을 보장하고자 도입된 강사법은 그동안 여러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8년에 걸쳐 4차례나 유예됐다. 올해 들어서 다시 대학 강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새 개정안을 만든 결과,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재정이 열악한 사립대 측은 강사법이 시행되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개정안에 방학 중 임금 지급, 4대 보험 가입, 퇴직금 보장 등이 담겨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지역 한 사립대 부총장은 “강사법을 예외 없이 일괄 적용하면 문제가 많다. 주 1시간만 수업하는 강사에게도 연구실과 보험료를 지원하라고 하니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사립대에도 재정 지원을 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으나 그 이전엔 강사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립대 부총장도 “강사법 시행이 되레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간강사는 “그동안 부산의 사립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오랜 기간 시간강사 수를 대폭 줄였고, 이미 다른 지역으로 떠난 강사들도 있다”며 “강사법이 유예될 때마다 줄였으니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강사법 후폭풍은 국립대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부산대가 대형 강좌와 사이버 강좌 확대, 졸업이수학점 축소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강사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대량해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 관계자는 “사이버 강좌의 경우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강사법과 무관하게 앞으로 과목에 따라서는 증가할 수 있다. 졸업이수학점 축소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