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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판결 이어 위안부 합의 무력화, 일본 출연 10억엔 처리 과제로…한일 냉기류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

  • 김태경 기자
  •  |   입력 : 2018-11-21 19:48:2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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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피해자·수요집회 참가자 “환영”
- 아베 총리 “국제약속 지키지 않아” 비판
- 日외무성도 주일 한국대사 초치 항의

정부가 21일 화해·치유재단(이하 재단)을 해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더 꼬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가한 한 학생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음성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냉기류

일본이 출연한 10억 엔(약 100억 원)을 활용해 피해자 대상 사업을 펼쳐온 재단을 해산하는 조처는 결국 위안부 합의의 핵심 조항을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간 외교적 마찰이 고조된 상황에서 재단이 해산되면 한일 관계는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될 전망이다.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이 피고가 됐던 재판이 지난달 마무리된 데 이어 오는 29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하는 재판도 예정돼 있어 한일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재단 해산 문제와 지난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징용 판결은 사법부의 판단, 결정에 따라 나온 것이고 재단 문제와는 별개 차원의 문제”라며 “양자를 연계해서 처리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피해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지만 합의가 한일 간 공식 합의라는 점을 감안해 이를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으며 이런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은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이어 위안부 합의까지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국제사회 외교 무대에서 두 사안을 연계해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본 고노 다로 외무상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제법에 기초해 한국 정부와 맺은 협정을 한국 대법원이 원하는 아무 때나 뒤집을 수 있다면, 어떤 나라도 한국 정부와 일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그들(한국)은 알아야 한다”고 비난해왔다.

■엇갈린 반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2) 할머니는 “대통령을 믿었던 것을 후회한 적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 할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정부의 재단 해산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개최한 제1362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김 할머니의 입장을 대독했다. 김 할머니는 병원에 입원 중이라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윤 이사장은 병원에 들러 김 할머니에게 소식을 전하고 목소리를 스마트폰에 녹음해와 들려줬다. 김 할머니는 “(재단 해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안타깝다”며 “화해·치유재단이 와르르 와르르 무너져야 안심하지 내일, 모레 계속 미룰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재단 해산 결정에 항의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국제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가와 국가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게 된다”고 비판했다. 일본 외무성 아키바 다케오 사무차관은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우리나라 정부의 재단 해산 결정에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김태경 기자

화해·치유재단 주요 일지

2015년 
12월28일

한일위안부 합의 재단법인 화해·치유재단 출범

2016년
7월

일본이 출연한 10억엔(100억 원)으로 위안부 피해자·유족에게 치유금 총 44억 원 지급

10월

아베 신조, 사죄 메시지 전달할 생각 ‘털끝 만큼도 없다’고 밝혀 사죄의 진정성 완전 상실

2017년 
5월

문재인정부, 치유금 10억 엔 전액 정부 예산으로 충당키로 결정

~12월

재단이사진 중 민간인들 전원 사퇴, 재단 사실상 기능 중단 상태가 됨

2018년 
9월25일

문 대통령, 뉴욕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국민들의 반대로 재단, 정상적 기능 못하니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 있다” 발언

11월21일

여성가족부, 재단 해산 결정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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