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횟집거리 도로 불법주차 여전
- 옛 청구마트 부지 활용 급부상
- 수영구 대부료 마련이 과제로

지난 17일 밤 9시께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횟집거리로 향하는 도로 일대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통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5일 162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문을 열었지만 주말을 맞아 몰려든 차량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한 시민들은 오랫동안 주변을 맴돌다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기 일쑤였다. 반면 인근의 큼지막한 공터는 먼지를 날리며 텅 빈 채로 방치돼 있어 대조를 이뤘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일대가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주차 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밤 수변어린이공원 공영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 찬 모습. 류민하 기자

민락수변공원의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옛 청구마트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수영구가 부지 매입 또는 임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그림의 떡’처럼 바라만 보고 있다.

수영구는 부산시가 관리계획을 새로 확정하기 전까지 옛 청구마트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옛 청구마트 부지는 1999년 1월 시와 부지 매매 계약을 맺었던 청구파이낸스가 같은 해 9월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계약이 해지된 이후 아파트 견본주택 부지 등으로 간간이 이용됐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해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 이곳을 활용하면 200면 규모의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수영구와 민간단체인 수변공원발전협의회는 지난 6월 시에 공문을 보내 해당 부지를 무상으로 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34조 1항은 ‘국가나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해당 일반재산을 공용 또는 비영리 공익사업에 사용하려는 경우 대부료를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땅의 소유주인 시가 수영구에 공짜로 빌려달라는 것이다.

민락수변공원 인근 도로에 불법 주차한 차량들.

하지만 부지의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정식으로 대부 입찰에 참여하라”며 수영구의 요청을 거절했다. 시 회계재산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부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데, 입찰자가 나타나 팔릴 수도 있는 땅을 수영구에 무상으로 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수영구는 열악한 재정 상황상 대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해 땅을 빌리더라도 공영주차장 운영 수익으로는 연간 수억 원에 달하는 대여료를 감당하기가 어렵다. 현재 입찰 참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영구는 자체적으로 민락동 횟집거리 인근에 85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추가로 건립하는 방안을 중기재정계획에 포함시켜 현 구청장의 임기 내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