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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NIE] 지역과 민족, 소외된 자를 대변한 ‘저항 문학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소설로 살펴본 일대기(국제신문 10월 23일 자 18면 참조)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29 18:41:3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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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한국어 교육 금지에 항거하고
- 농민조합 관심갖고 활동하기도
- ‘사하촌’ 등에 민중의 삶 담아내
- 요산문학축전서 그의 정신 기려

요산 김정한 선생을 기리는 제21회 요산문학축전이 지난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개최된다. 동래 출신이자 평생 고향에서 글쓰기와 후학 양성에 몰두했던 선생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매년 10월, 잊지 않고 그를 기리는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오늘은 민족과 지역을 사랑했던 저항 문학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이야기를 그의 작품과 함께해 보자.

‘사람답게 살아라’를 강조한 요산 김정한 선생. 국제신문DB
1908년 경상남도 동래군 북면 남산리(현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에서 태어난 요산은 집안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가, 1919년 사립 명정학교에 입학해 신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부산 동래고등보통학교(현 동래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당시 일제에 항거해 동맹 휴학에 참가하면서부터 문학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한다.

1930년 일본으로 유학 가 와세다대학 부속 제일고등학원 문학부에 입학해 독서회 활동을 하면서 계급 사상을 자각하기 시작했고, 귀국해 양산농민조합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참가했다가 검거되기도 했다.

1933년부터 1940년까지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으나, 일제가 한국어 교육을 금지하는 데 항거해 교직에서 물러났다. 해방 이후 1950년부터 1974년까지 부산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한국문인협회 및 예총 부산지부장,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고문, 민족문학작가회의 초대의장 등을 지내며 지역의 문학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노년에는 자기 스스로를 ‘낙동강의 파수꾼’이라 지칭할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지역의 토속적인 삶을 문학작품으로 담아냈다.

이처럼 남다른 지역사랑과 민족정신으로 가득 찼던 글을 쓴 요산의 작품 속에는 우리 지역 부산과 그곳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먼저 문학인으로서 김정한을 널리 알린 작품 ‘사하촌’은 193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일제강점기 치하 수탈당하던 농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찰 소유의 땅을 일구며 살아가던 소작 농민들에게 일제보다 더한 수탈을 일삼았던 타락한 승려들이 등장하고, 그에 대응해 농민들이 집단적인 항거를 일으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시작한 당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이중으로 수탈을 당해야만 했던 민중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그리고 그들이 벌인 저항은 계급투쟁이라는 거창한 명분이 아니라, 단지 생존을 위한 본능에 의한 것이었음을 전함으로써 당시 많은 독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문학관에서 열린 ‘요산문학축전’ 기념행사.
한편 낙동강을 사랑했던 김정한은 줄곧 낙동강변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목소리를 작품 속에 담아왔는데 그 대표작이 바로 1966년에 발표된 ‘모래톱 이야기’다. 생긴 모양이 마치 주머니 같다고 해서 ‘조마이섬’으로 불리는 낙동강 하류의 작은 섬. 그곳에서 살아가는 건우네 가족과 윤춘삼 노인의 이야기를 교사인 ‘나’가 풀어내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느 해 여름, 홍수로 낙동강 물이 불어나자 건우를 찾아나선 ‘나’는 건우의 할아버지가 살인죄로 구속됐다는 말을 듣는다. 날림으로 만든 둑을 허물어 섬사람들을 구하려던 할아버지가 섬의 유력자 하수인을 강물에 집어 던진 것이다. 이는 평소 마음속에 맺혀있던 ‘가진 자’에 대한 울분이 표출된 것이었다.

작품이 발표된 시기는 전쟁이 끝난 지 한참 뒤지만 ‘모래톱 이야기’ 건우네 가족과 그 주변인들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을 경험해 온 한국 근대사의 산증인들이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 위치한 요산 김정한 문학비.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왔으면 당연히 ‘자기 땅’이라 생각하던 이들에게 갑자기 본 적 없는 땅 주인이 등장하고, 이러한 변화에 방황하는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전개된 작품이다.

이처럼 김정한은 항상 소외된 자들의 입장에서 우리 지역과 민족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왔다. 어쩌면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요산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곧 지금 우리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깊은 공감대를 이번 요산문학축전에서 한 번 경험해보길 바란다.

박선미(사회자본연구소 대표),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생각해볼 점

지역과 민족을 사랑했던 작가, 요산 김정한의 문학세계를 그의 작품 소개를 통해 이야기해볼까요?

-요산 김정한 선생의 일대기

-‘사하촌’(1936)

-‘모래톱 이야기’(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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