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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시 주최로 벡스코에서 열린 ‘저출산 대응 의견수렴과 정책개발’열린 토론회에서 참여 시민과 각계각층 대표가 출산 장려 구호가 적힌 카드를 들고 있다. 부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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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가정에서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무상 보육이나 아동 수당으로 부담을 덜긴 했으나 여전히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아동수당 10만 원으로는 하원 도우미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돌봄을 포함한 지금의 저출산 정책은 저소득층, 소외 지역, 다자녀 가정에 집중돼 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한 자녀 가정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다. 8살 자녀를 키우는 이모(여·38) 씨는 “저소득층과 똑같은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사정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세분화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하정화 일·가족 연구부장은 “다자녀 가정 도시철도 운임비를 동전으로 지원하고, 같은 집에 사는 남매가 소위 ‘뺑뺑이’로 다른 학교에 배정돼 각각 데려다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가 아이를 같이 키워준다는 인식을 심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시혜적, 기계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시가 지난달 전문가와 관계자를 초청해 연 저출산 대응 주제별 토론회에서 도출된 저출산 원인을 보면 수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구체적으로 보육·돌봄 분야에선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 ▷기관별 역할분담 혼재 ▷돌봄 사각지대 ▷경제적 부담 등이 원인으로 꼽혔으며, 대책으로는 ▷보육·돌봄 원스톱 서비스 ▷어린이집 종일반 운영 ▷안심 보육을 위한 열린 어린이집 운영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지난 2일 부산시 주최로 열린 ‘저출산 대응 의견수렴과 정책개발’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두 토론회를 지켜본 한 전문가는 “10년 전에도 똑같은 문제가 제기됐고 유사한 대안이 제시됐는데도 똑같은 논의가 반복되는 것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기관별 협업이 관건
저출산과 돌봄의 문제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관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도 이달 중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내놓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초지자체도 교육경비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역시 학교 밖 돌봄교실을 만드는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별 대응은 제각각이다. 시는 지난달 학교 밖 돌봄 센터인 ‘다 함께 돌봄 센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 돌봄 공간을 마련해 상근 직원과 돌봄 교사가 하원 후부터 귀가 전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앞서 시교육청도 학교 밖 돌봄교실인 ‘우리 동네 자람터’를 열었다. 지난 7월 강서구 명지동, 북구 화명동, 기장군 정관읍에 문을 열었고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두 사업은 지역사회 내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도,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서는 형태도,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이용 대상도 유사하다. 그러나 담당기관이 시와 시교육청으로 다르고, 운영비 역시 시비와 보건복지부 지원 국비(다 함께 돌봄센터)와 시교육청 예산(우리 동네 자람터)으로 제각각이다.
학교 내 어린이집 설치도 마찬가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부모 입장에선 유사한 유형의 돌봄시설이다. 만 3세 미만이 많으면 어린이집이, 만 3~5세가 많으면 유치원을 설립하는 등 수요에 맞춰 기관이 설립되면 부모 편의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시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교육청에서는 국공립 유치원을 설치하는 것이 과제이다 보니 빈자리가 나오면 눈치 싸움을 해야 한다.
중학생 교복 무상지원 사업도 지역마다 제각각이다. 시교육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기장군 수영 연제 사상 북 중구 등 6개 기초지자체에서 교복 무상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 역시 김석준 교육감의 공약사항으로 중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자체와 교육청 협의는 진행 중이지만 지원 경비 부담 등을 놓고 아직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와 시교육청이 1년에 두 차례 교육행정협의회를 열고, 사안에 따라 상시적으로 협의를 하기도 하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시교육청이 지난 6월 지방선거 후 작성한 ‘민선 7대 기초자치단체장 교육 관련 공약사항 현황’을 보면 교육감 공약사항과 겹치는 16개 구·군 단체장의 공약사항이 69가지에 이른다.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개별 논의를 거쳐야 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많은 지자체가 교육 경비 예산을 늘리는 등 관심을 쏟고 있고, 교육감이 구청장군수협의회에 참석하는 등 과거보다는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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