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 위한 시민위원회 만들어
- 공공조형물 지정·부서할당 계획

- 일부 형평성 논란 지적도

부산시의회가 소녀상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제정된 ‘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이하 소녀상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보호 관리 취지를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할지 관심을 끈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김민정 의원은 지난해 7월 제정된 소녀상 조례를 보완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 달 12일부터 열리는 제274회 정례회 기간 발의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현행 조례가 유명무실하다고 보고 개정을 추진한다. 소녀상은 2016년 12월 설치 후 담당 동구가 이를 철거됐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혀 재설치했다. 이후에도 소녀상 주변에 쓰레기를 투기하고 벽보를 붙이는 훼손 행위가 계속 일어났다. 조례안은 이런 위협으로부터 소녀상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현재 조례 내용에는 ‘영사관 앞 소녀상’이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제7조에서 ‘시장은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조형물 동상 등 기념물 설치·지원 및 관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만 규정한다.

김 의원은 12일 의회 복지환경위원회 회의실에서 ‘소녀상 조례 이행을 위한 부산시의회 간담회’를 열어 개정안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운 시민단체를 비롯해 박민성 최영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존 조례안 내용에 ‘영사관 앞 소녀상’을 적시하고, 소녀상의 공공 조형물 지정과 시 담당 부서 배정 등 내용을 추가해 개정하는 데 뜻을 모았다. 구체적인 관리 방안에 김 의원은 “소녀상을 시에 기부채납하면 일본 영사관의 위치 이동을 압박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창원시처럼 소녀상 관리를 위한 ‘시민 위원회’에 맡겨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례 개정에 따른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소녀상 조례안 제정 당시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을 지낸 이진수 전 의원은 “법과 조례 등을 제정할 때 단순히 정서 문제만을 고려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소녀상은 기습적으로 설치된 불법 적치물로 볼 수 있는데, 자칫 이를 시와 시의회가 보호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조형물이 생길 때마다 조례를 통해 보호한다면 상위법 취지가 흐려진다. 다른 지역에 설치된 소녀상의 위치와 설치 경위 등을 폭넓게 참조해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